하루 종일 손가락을 구부린 채로 키보드를 치다가 손가락 관절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 이 밖에도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는 주부나 미용사, 요리사, 악기 연주가 또한 손가락 통증을 자주 겪는다. 구부러진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고, 특히 중지와 약지가 아프다면 ‘방아쇠 수지 증후군’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현대인의 손가락을 아프게 하는 방아쇠 수지 증후군은 어떤 질환일까?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란?손가락을 굽히는 동작은 근육이 수축하면서 생긴 힘이 힘줄을 당겨야 가능하다. 따라서, 힘줄에 염증이 생기면 힘줄이 당겨지지 않아서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이 어려워진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임경린 원장(엘에스정형외과의원)은 “손가락을 억지로 구부리면 마찰이 느껴지다가 갑자기 힘줄이 ‘딸깍’ 소리를 내며 통과하는데, 이 느낌이 방아쇠를 당길 때와 비슷해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라고 한다”라고 설명했다.방아쇠 수지 증후군에 걸리면 손가락과 손바닥이 연결되는 마디에 통증이 생긴다. 특히 중지와 약지의 통증이 심하다. 아울러 손가락이 잘 굽혀지지 않고, 손가락이 굽혀있을 땐 쉽게 펴지지 않는다. 구부러진 손가락을 펴면 방아쇠를 당길 때처럼 ‘딸깍’ 소리가 나면서 손가락이 튕기듯 펴진다.방아쇠 수지 증후군은 평소에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손가락을 자주 사용할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매일 컴퓨터 타자를 치는 직장인, 주부,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리니스트 등 악기 연주가, 요리사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다. 손가락을 구부린 상태로 힘을 주면서 일하는 운전사, 기계정비사 또한 손가락 힘줄에 무리가 가면서 방아쇠 수지 증후군에 잘 걸린다.
함께 점검하면 좋은 질환은?1. 손목 터널 증후군손목에는 힘줄, 신경을 보호하는 관이 있다. 이 부위를 ‘수근관’이라 하며, 흔히 ‘손목 터널’로 부른다. 손목 터널 증후군은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해 손목 터널을 덮는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정중신경에 무리가 가는 증상이다. 정중신경은 손바닥과 손목의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팔의 말초신경이므로, 정중신경에 염증이 생기면 손이 아플 수밖에 없다.손목이 아프면서 손이 자주 저리고 화끈거리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릴 정도로 약력이 약해졌다면 손목 터널 증후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손목 터널 증후군은 ‘팔렌 테스트(Phalen test)를 통해 1분 이내로 손목 터널 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다. 손가락을 아래로 향하게 한 상태에서 손등을 맞대었을 때 1분 내로 양쪽 손이 저리거나 통증이 발생하면 손목 터널 증후군일 위험이 크다. 2. 류머티즘 관절염류머티즘 관절염은 인체가 몸 일부를 세균으로 인지해 인체를 공격하면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질환은 관절을 둘러싸는 활막이라는 조직의 염증에 의해 발생하므로, 활막이 있는 모든 관절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류머티즘 관절염에 걸리면 손가락뿐 아니라 무릎, 어깨, 팔꿈치 등 전신에 관절 통증이 나타난다. 더불어, 기상 직후에 손마디가 뻣뻣하고 양쪽 손에 대칭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현상은 류머티즘 관절염의 징후이므로, 해당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관절에 변형과 손상이 발생하며,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방아쇠 수지 증후군이 의심되면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방아쇠 수지 증후군을 진단 받았다면 손가락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손가락을 자주 사용하는 직종이라서 움직임이 불가피할 땐, 업무가 끝나면 손가락을 부목으로 고정해 휴식을 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손가락이 휘어지는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진통소염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하는 방법도 있다.이러한 치료법으로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통해 방아쇠 수지 증후군을 치료해야 한다. 손바닥을 1cm 정도를 절개하는 수술은 힘줄이 지나가는 통로를 열어준다. 수술 시 감은 실은 2주 후에 제거하며, 여러 손가락을 한 번에 수술할 땐 이틀 정도 입원하는 것이 좋다.
소아에게도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 나타난다?성인의 방아쇠 수지 증후군은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후천적인 증상이지만, 소아의 방아쇠 수지 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생긴다. 따라서, 소아의 손가락 움직임이 어려워 보이거나 손가락이 구부러져 있다면 소아 방아쇠 수지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생후 24개월 이전에는 자연적으로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 치유되는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손가락과 손바닥이 이어지는 마디를 꾸준히 마사지하면서 경과를 지켜봐도 된다.하지만, 만 2세가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소아과나 정형외과에 방문해야 한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임경린 원장(엘에스정형외과의원)은 “손을 자주 스트레칭해주면서 관찰해 보고, 만약 만 2~3세가 지나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임경린 원장 (엘에스정형외과의원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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