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인 활동을 시작한 여성의 절반 가량이 3년 이내에 감염되는 바이러스가 있다. 바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다. 2012년 발표된 국내 자료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34.2%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성생활이 활발한 젊은 층에서는 49.9%의 검출률을 보였다. 성경험이 없는 남성과 여성도 HPV에 감염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성접촉이나 성관계로 감염된다.
HPV에 감염된 소수, 자궁경부암까지 이어져대부분의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자는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감염된 여성 90%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 DNA가 2년 이내 음성화된다. 그러나 일부는 감염 상태가 지속돼 자궁경부암까지 발생할 수 있다.자궁경부암이란 자궁의 입구와 질이 만나는 부위에 암이 생긴 질환이다. 자궁경부암의 70% 이상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 16형과 18형이 발견되는데, 이 두 종류는 암으로 진행하기 쉬운 고위험군에 속한다. 인유두종바이러스 종류는 150여 종이고, 그중 40여 종이 생식기에서 발견된다.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부터 자궁경부암 발병까지는 보통 10년 이상 걸린다. 오랜 기간의 전암 단계를 거치는 만큼,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를 주기적으로 받고 백신을 접종한다면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를 90% 이상 높일 수 있다.완치제 없는 자궁경부암, 백신 맞아 예방해야안타깝게도 자궁경부암의 완치제는 아직 없다. 따라서 백신을 접종해 발병률을 낮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국가 예방접종지원사업으로,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을 무료로 접종한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에게서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 연령이 중요하다.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HPV 백신에는 2가(16형, 18형 예방), 4가(2가백신+6형, 11형 예방), 9가백신(4가백신+31형, 33형, 45형, 52형, 58형 예방)이 있다.그러나 성경험이 있어도 백신 효과가 있다. 아울러 남자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박병규 교수(효성병원)는 하이닥 Q&A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남성에게 생식기 사마귀 등을 발생시킬 수 있어, 남성에게도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고 말했다.국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궁경부암 발생률과 사망률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국가암검진사업에서의 자궁경부암 조기검진 효과라고 볼 수 있다. 만 20세 이상 여성이라면, 2년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자궁경부암 무료 검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병규 교수 (효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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