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첫 이유식 시작 시기는 생후 6개월 후부터라는 것은 육아불문율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하지만 이유식을 생후 6개월 이전에 일찍 시작하면 아기가 밤잠을 더 오래 잔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의학회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 9일 자에 발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대학(King’s College London) 의대 소아 알레르기 전문의 기데온 라크(Gideon Lack) 교수 연구팀은 영국의 성 토머스 병원(St Thomas’ Hospital)에 등록된 생후 3개월의 모유수유 중인 아기 1,303명을 대상으로 2008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대규모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중 질문지를 모두 작성한 1,225명의 아기를 생후 6개월까지 이유식을 먹이지 않은 그룹(618명)과 아기가 준비됐다면(앉을 수 있거나 음식을 손으로 붙잡을 수 있는 경우) 생후 6개월 이전에 이유식을 함께 먹이기 시작한 그룹(607명)으로 나눴다. 이후 두 그룹의 아기들이 세 돌이 될 때까지 생후 1년까지는 매월, 그 이후부터는 3개월 단위로 아기의 수면 상태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밤에 잠에서 깬 횟수는 6개월 이전에 일찍 이유식을 시작한 그룹이 1.74회, 그렇지 않은 그룹은 2.01회로 조사됐다. 이유식을 일찍 시작한 그룹에서 밤잠을 깨는 횟수가 13.4% 감소한 것이다.
이유식을 일찍 시작한 그룹은 밤에 잠에서 깨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수면시간도 길어져 다른 그룹보다 매주 약 2시간(하루 16.6분) 더 오래 잤다. 아기의 낮잠 시간은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그래프 설명] 이유식을 조기에 시작한 그룹(Early introduction group)의 야간수면시간이 더 길고(A 그래프), 밤에 깨는 횟수는 더 적다(B 그래프)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6개월 이전의 조기 이유식이 작게나마 아기의 야간 수면시간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에 따르면 “이유식 시작 시기는 생후 몇 개월이라는 숫자에 맞추기 보다는 아기의 발달 상황에 따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기의 발달 정도가 체중이 6~7kg에 도달한 경우, 뿌리 반사와 혀 내밀기 반사가 사라져 숟가락 식사가 가능한 경우, 손을 펴거나 양손을 모아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경우, 손에 있는 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경우 등이라면 생후 4~6개월 이내에 이유식을 시작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다만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거나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다면 생후 6개월 전에 이유식을 무리하게 진행하지 말고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