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비만일수록 각종 질병으로 사망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만만큼이나 저체중도 각종 질병 발병률을 높인다. 문제는 이러한 저체중으로 인한 질병 발병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다 보니,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비만 체중이 아님에도 무분별한 체중 조절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이에 국내 20대 여성들에게서 저체중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나친 체중 관리…질환 유발 가능성 높아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성인의 체질량지수 분류에 따른 체중감소 시도율 및 관련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9~29세 여성의 15.1%가 체질량지수 18.5 미만인 저체중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9~29세 남성(5.25%) 대비 3배가량 높은 수치인 데다, 20대 여성의 6~7명 중 1명은 저체중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20대 여성에서 저체중 비율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 질병청 연구진은 “마른 체형을 선호해 무분별한 체중 조절을 유도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로 젊은 여성에서 자신의 체형을 과대 인식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정상 체중은 체질량지수를 의미하는 BMI 지수가 18.5~22.9 사이일 때를 의미한다. 반면 BMI 지수가 18.5 미만으로 내려가는 경우를 저체중 상태로 볼 수 있다. 흔히 비만이 우리 몸에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체중 상태에서도 쉽게 여러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우리 몸이 비만해지는 경우에는 고혈압과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유발하고, 지방간, 월경불순, 불임 등을 겪을 수 있다. 이는 저체중도 마찬가지다. 영양을 불균형하게 섭취하여 근육이 부족한 상태인 저체중이 되면 뼈·근육·장기 등이 약해져서 심혈관질환과 배란장애, 빈혈, 골다공증 등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골다공증체중은 그 자체로 뼈에 무게를 가하면서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뼈의 형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체중이 적어지면 골밀도가 약해지면서 골다공증이 발병하기 쉬워지게 된다. 을지대학교 간호학과 조동숙 교수팀이 2015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저체중 성인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정상 체중 성인 여성에 비해 4.6배(남성은 4.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40.1%로, 남성의 유병률인 7%에 5.7배에 달하는 것이 확인됐다. 저체중인 경우에는 여성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을 수 있고, 골밀도가 쉽게 낮아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게다가 저체중의 경우 영양 섭취가 부족해 단백질 섭취량과 흡수량이 정상 체중에 비해 낮아, 근육이 잘 형성되지 않는다. 근육량이 줄어들어 근감소증까지 더해지면, 뼈를 지지할 근육이 없어지면서 충격에도 그대로 노출돼 쉽게 골절 등을 겪을 위험이 높아진다.심뇌혈관질환흔히 심뇌혈관질환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은 비만한 사람들이 주의해야 하는 대표 질환이지만, 심각한 저체중일 경우에도 심뇌혈관질환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정상체중인 사람이 반복해 다이어트를 하면 체중 재증가 때 혈압·혈당 등이 지나치게 상승해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은 2021년 서울대병원 조비룡 교수팀의 연구로도 알 수 있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통해 저체중과 심뇌혈관질환과 사망의 관련성을 분석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체중이 적을수록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저체중이 심할수록 정상군에 비해 뇌졸중이 38%, 심근경색 가능성은 86% 높은 것으로 밝혀졌고, 사망률 역시 저체중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데는 근육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근육이 많을수록 운동능력과 심폐 능력이 좋은 데 반해, 저체중은 근육이 상대적으로 적어 심뇌혈관 합병증에 더 취약해지는 것이다.빈혈저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식이 조절을 하는 경우에는 빈혈을 주의해야 한다. 섭취량을 극도로 줄이기 위해 열량이 낮은 채소만 계속해서 먹고,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류를 먹지 않는 등 불균형한 영양 섭취가 장시간 이어지게 되면, 몸에서 부족한 영양소로 인해 질병이 찾아올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철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철 결핍성 빈혈’이다. 철분은 적혈구 내의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데, 철분이 부족해지면 헤모글로빈의 생산과 적혈구 생산이 줄어들게 된다. 그 결과 폐에서 산소가 결합할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산소가 각 조직으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특히 여성의 경우 월경을 통해 지속적으로 혈액을 배출하는 만큼, 정상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철 결핍성 빈혈을 겪을 수 있다. 여기에 불균형한 영양 섭취가 더해진 저체중의 경우, 철 결핍성 빈혈뿐 아니라 비타민 B12가 부족해 발생하는 비타민 결핍성 빈혈, 단백질-에너지 불량성 빈혈, 엽산결핍성 빈혈 등에도 노출될 수 있다.배란장애 및 난임저체중이 되면 시상하부나 뇌하수체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호르몬 분비의 패턴이 바뀌기도 한다. 이때 여성들에게 쉽게 찾아오는 질환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난소의 남성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게 되면서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되는 질환인데, 불규칙적인 월경과 무배란, 난임 등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기도 하다.또한 체내 지방이 과도하게 적을 경우, 임신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저체중이거나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임신부는 자궁 내막에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착상 자체가 어려워지고, 임신을 유지하기 어려워 반복성 유산 등을 겪을 위험도 높아진다. 임신을 유지하더라도 태아에게 영양이 원활하게 전달되지 못해 37주 이전에 조산하거나, 2.5Kg 이하의 저체중 미숙아를 분만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임신 중에는 저체중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건강한 다이어트, 균형 잡힌 영양과 근력 운동이 핵심저체중을 유발하는 낮은 근육량과 부족한 영양 섭취는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을 높인다. 그렇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할 때는 건강한 방법으로 살을 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골고루 먹으면서 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식이 조절을 하고,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려주는 것만으로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면서도 건강한 몸을 가꿀 수 있다.식이 조절을 할 때는 영양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살을 빼기 위해 무턱대고 식사량을 줄이거나 불균형한 영양 섭취를 하게 되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닥 영양상담 조혜리 영양사는 “끼니별로 적정 탄수화물과 단백질, 식이섬유가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으며, 다이어트 중에도 끼니별 단백질 섭취와 수분 섭취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동 직후 단백질 섭취는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만큼 챙기는 것이 권장되고,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공복 상태를 유지하고 식사 시간의 간격은 5시간 정도로 관리하면서 식단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근력이 부족하면 기초체력이 크게 떨어진다. 처음부터 고강도 운동을 하기보다는 저강도의 운동으로 기초체력을 형성한 후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특히 권장되는 운동은 아령이나 덤벨 등을 이용한 근력 운동이다. 저체중일 때 근력 운동을 하게 되면, 체내 근육량이 늘어나 골다공증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를 볼 수 있다.도움말 = 하이닥 영양상담 조혜리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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