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기기. 본 시리즈는 디지털 기기와 미디어가 초래한 다양한 질환에서 '로그아웃'하고자 기획하였습니다. 디지털 기기에 사로잡힌 일상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알찬 정보를 전합니다.
스마트폰 등장 직후 우리의 일상생활은 빠르게 변화했다. 그중 가장 많이 변화한 분야를 하나 콕 찝으라면, 바로 ‘소통’일 것이다. 과거에는 친구를 만나면 대부분 얼굴을 보고 대화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친구를 만나도 모두 스마트폰을 하며 대화를 하거나, 아예 대화 없이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것이 부지기수다. 몸은 같은 장소에 있지만 마치 각자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하다. 심지어 몇몇 사람은 “아무리 친하고 편한 사이라도 얼굴을 직접 대면하고 대화하는 것이 불편하다”라고 말한다. 이른바 ‘디지털 격리 증후군’이 발생한 것이다.
사회와 단절되는 디지털 격리 증후군디지털 격리 증후군(Digital isolated syndrome)은 스마트폰 중독 또는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일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증상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스마트폰을 통해 편리하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익숙해진 나머지 직접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불편해지고 실제 인간관계를 소홀하게 된다. 결국 스스로를 실제 세상과 격리하게 되고 이후 상대와 직접 교감하는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디지털 격리 증후군은 더 악화됐다. 2021년 고려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배재현 교수가 ‘디지털미디어 과사용과 건강포럼’에서 발표한 ‘디지털미디어 과사용 실태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전후로 국내 스마트폰 과사용자(하루 평균 4시간 이상)가 38%에서 63.6%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 격리 증후군이 스마트폰 과사용 혹은 과의존 상태의 첫 증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동안 디지털 격리 증후군을 겪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2022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중 24%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잠재적위험군과 고위험군을 합한 것으로, 잠재적 위험군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조절력이 약화해 일상생활에 문제 발생이 시작되는 단계를, 고위험군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단계를 각각 가리킨다. 디지털 격리 증후군의 경우에는 스마트폰 과의존 잠재적위험군에 속한다.
과도한 스마트폰 의존증...외로움와 우울증 유발해디지털 격리 증후군은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2019년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투손 캠퍼스(University of Arizona, Tucson)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속 세상에 의존해 실제 세상과 멀어질수록 ‘심한 외로움과 우울감’을 경험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의존증으로 이어지고 중독 현상으로 발전한다. 이는 우울증과 외로움을 유발하는데, 이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다시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된다. 악순환의 연속인 셈이다. 또한 201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교(University of San Francisco) 연구진은 스마트폰 중독이 도박이나 쇼핑 등 다른 유형의 중독과 동일한 악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의 설명에 의하면 스마트폰 중독은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토신에 중독되는 것과 같은 뇌신경학적 소견을 보인다. 특히 소셜미디어 중독일 경우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연구진이 말하는 소셜미디어 중독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소셜미디어에 접속하지 못하면 불안하며 대인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온라인 속 인간관계를 실제 인간관계보다 더 편안하게 느낀다’였다. 이는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디지털 격리 증후군 증상과 동일하다. 연구진은 “위와 같은 소셜미디어 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외로움과 고립감, 우울감을 더 많이 호소한다”라고 전했다.디지털 격리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의 중독 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배포한 한국형 인터넷 과의존 척도다.
38점 이하: 일반사용자군
39~41점: 잠재적위험사용자군
42점 이상: 고위험사용자군
만약, 42점 이상이 나왔다면 오늘부터 디지털 미디어를 멀리하고 꼭 필요할때만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