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은 하나의 정자와 하나의 난자가 수정하여 수정란이 자궁 내막에 착상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착상해도 도중에 발육이 멈추어 출산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를 자연 유산이라고 한다. 임신 20주 이전에 태아가 사망하는 자연 유산은 임산부의 15~20%에서 발병할 정도로 흔하다. 자연 유산에는 ▲절박유산 ▲불가피 유산 ▲화학적 유산 ▲계류 유산 ▲완전 유산 ▲불완전 유산이 있다.
임신 여성 4명 중 1명은 자연 유산 경험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유산·분만 관련 진료인 인원 현황(2016~2020)'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해마다 평균 9만 1,600여 명이 유산했다. 같은 기간 분만 여성은 평균 26만 2,700명으로, 임신 여성 4명 중 1명이 유산을 겪은 셈이다.저출생으로 임신 자체가 줄면서 유산 인원 역시 감소했으나, 고령 임신 증가 등에 따라 자연 유산의 비율은 같은 기간 3.84%에서 4.32%로 늘었다.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유산 위험 역시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자연 유산의 80% 이상은 임신 12주 이내에 발생한다. 이 시기에는 염색체 이상이 원인인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임신 20주 이내 질 출혈·복통 있다면 “절박유산” 의심흔히 '유산기'가 있다는 것은 '절박유산'을 의미한다. 절박유산은 임신 20주 이전에 자궁경부가 닫혀 있는 상태에서 질 분비물 또는 출혈이 동반된다. 약 20~25%의 임신부에서 임신 20주 이전에 출혈을 경험하며, 이 중 약 절반 이상은 자연 유산으로 진행된다. 출혈과 함께 하복통이 발생할 경우 유산 위험은 증가한다. 그러나 아직 태아가 살아 있는 경우로 적절한 치료와 안정을 취하면, 유산 진행을 막을 수도 있다.단, 이때 자궁이 열리기 시작하면 유산이 불가피하다. 이 시기를 '불가피 유산'이라고 하는데, 산모가 유산 위험을 낮추기 위해 활동량을 크게 줄여도 유산을 피하기 어렵다. 질경 검사에서 액체가 차오르는 경우를 불가피 유산으로 정의하며, 자궁경부가 열리고 태막이 파열된 경우 유산은 거의 불가피하다. 불가피 유산 때는 스스로 유산되는 경우가 많으며, 유산되지 않는다고 해도 감염 등 다양한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착상했지만 아기집 보이기 전에 발육 멈추는 “화학적 유산”화학적 유산은 초기 임신 테스트기에 반응을 보이거나 혈액검사 결과 임신 사실이 확인됐지만, 아기집이 보이지 않고 나중에 혈액 검사 상에서도 수치가 10 이하로 떨어진 경우다. 화학적 유산 시의 출혈은 생리와 비교하면 양이 많고 오래 이어지는 등 평소의 생리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지만,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화학적 임신은 임신 반응이 양성이 되지 않아 의학적으로는 임신이라고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임신 반응의 감도가 높게 되어 임신 테스트기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온다. 이에 화학적 유산이라는 개념이 일반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무증상이라 알기 어려운 “계류 유산”계류 유산은 자궁 경부가 닫혀 있는 상태로 사망한 태아가 자궁 내에 잔류하는 경우를 말한다. 혹은 임신이 되고 초음파에서 아기집이 보이지만 발달 과정에서 태아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포함한다.태아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고 태아와 태반이 모두 자궁 밖으로 나오면 '완전 유산'이라고 하고, 일부가 자궁 내에 남아 있을 때는 '불완전 유산'이라고 한다. 계류 유산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약 3주가 지나더라도 유산임을 인지하지 못한다.계류 유산이더라도 완전 유산이 진행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일부가 자궁에 남아 있으면 유산으로 끝나지 않는다. 감염으로 인해 심각한 과다출혈, 패혈성 쇼크,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특별한 이유 없이 반복해서 유산한다면 “습관성 유산” 검사해야모든 자연 유산의 경우 습관성 유산이 될 수 있다. 임신 20주 이전에 3회 이상 연속으로 자연유산을 한 경우 습관성 유산이라고 한다. 약 1%의 여성에서 발병하며, 검사를 하더라도 습관성 유산의 원인은 알 수 없다. 다만, 부부의 염색체 이상이 2~5%, 자가 면역 질환인 항 인지질 항체 증후군이 15%, 자궁 형태 이상이 13% 정도이고, 또 다른 면역학적 이상과 내분비계 이상도 원인이 된다.습관성 유산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염색체 검사(유전), 항 인지질 항체 증후군 검사(면역), 자궁·난관 검사(형태), 호르몬 검사(내분비)를 하면 된다. 염색체 검사는 부부가 함께 받으며, 특정 염색체의 일부분이 다른 염색체에 붙어 있는 ‘전좌(轉座)’ 여부를 확인하는 게 목적이다. 면역 요인 중에서는 항 인지질 항체 증후군 검사를 하는데, 진단 후 아스피린과 항응고제인 헤파린(heparin)으로 치료하면 임신 성공 확률이 20~30%에서 70% 이상으로 높아진다.자궁난관 검사는 자궁경부에 조영제를 주입하고 X선 사진을 찍는 자궁난관 조영술과 생리식염수를 넣고 초음파를 보는 초음파하 자궁난관 조영술이 있다. 이를 통해 자궁 결함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내분비 이상 확인을 위해서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 유즙 분비 호르몬, 당화 혈색소를 검사한다. 내분비 이상이 확인되면 호르몬 치료나 혈당 조절을 한다.다음 ‘임신 전 관리’로 이어지기에 더욱 중요한 ‘유산 후 관리’유산은 뚜렷하고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막을 수 있는 방법 역시 많지 않다. 그러나 유산 후 관리와 산전 관리 등으로 다음 임신 시 유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잠을 충분히 자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리한 활동을 피해야 한다. 지나친 부부관계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과도한 카페인 복용과 음주 및 흡연을 하지 말아야 한다.임신 중 비정상적인 출혈이 지속되거나 복통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평소 긍정적인 생각과 적당한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한 생활 습관 실천이 중요하다.하이닥 한방과 상담의사 모민주 원장(청당주한의원)은 "유산의 대부분은 임신 초기에 일어나기 때문에 임신 초기를 잘 넘긴다면 유산의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유산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몸을 튼튼하게 만든 다음 임신을 다시 준비한다면, 틀림없이 성공적으로 출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유산은 출산 과정과 흡사하며, 출산 못지않게 여성의 몸에 정신적, 신체적 충격을 준다"라며 "이때 제대로 조리하지 않으면 우울감, 산후풍 및 여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유산 후 조리는 필수 중의 필수"라고 강조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모민주 원장(청당주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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