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층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5배 이상 강하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준영 국립암센터 감염내과 전문의와 김용대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연구진이 지난 23일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의학’(BMC Medicine)에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연구진은 국내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전이던 3차 유행(2020년 10월 15일~12월 22일)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했던 4차 유행(2021년 6월 27일~8월 21일) 그리고, 올해 초에 발생한 5차 유행(2022년 1월 1일~31일) 각각의 연령대별 감염 정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10~15세 사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델타 변이 발생 전과 비교해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5.28배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5~19세 확진자 수도 같은 기간 동안 5배 늘어났으며, 중년층인 50대 이상에서도 확진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노년층인 75세 이상부터는 1.12배로 큰 차이가 없었다. 델타 변이와 비교해도 아동·청소년층에서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약 3배 이상 높았다. 반면, 75세 이상에서는 0.93배로 오히려 전파력이 떨어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수학적 감염병 전파 모델을 토대로 진행했다. 또, 백신 접종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백신 접종률과 시간에 따른 백신의 효능 감소를 적용해 유행 때마다 연령대별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과 영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 아동·청소년 입원율이 3배 이상 증가한 것과 일치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코로나19의 적응 방식을 볼 수 있었다"며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지는 것이 인플루엔자의 특성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급성 호흡기 질환(독감)의 원인으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감염력이 높아지는 특성을 보인다.앞서 해외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의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폐보다 상기도에서 더 감염이 잘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기도가 아직 미성숙한 어린이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더 노출되기 쉽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구진은 "아동·청소년층이 코로나19 전염의 핵심 원인 집단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라고 말하며, "하지만 전체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아동·청소년층 백신 접종에 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주 코로나19 일일 평균 확진자 발생 수는 5만 4,127명으로 지지난 주 5만 2,099명보다 조금 늘었으며 3주 연속 5만 명대의 확진자를 유지했다. 이에 방역 당국은 본격화된 코로나19 겨울 재유행에 대비해 오늘부터 위중증 환자 병상 330개를 다시 가동해, 모두 6,300개의 병상을 운영하기로 했다. 당국은 이번 결정으로 하루 확진자 20만 명이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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