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시작되면서 각 시도 상수도사업소에서 고무호스 사용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고무호스를 수도꼭지에 연결해 받은 수돗물로 배추를 절이거나 씻을 경우 김장김치에서 역한 냄새가 나 애써 한 김장김치를 모두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장철이 되면 각 시도의 상수도사업소는 수돗물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는 항의 전화 응대로 바쁘다. 대부분이 수돗물로 배추·무 등 김장 재료를 씻은 후 김장김치에서 악취가 나 다 버리게 되었다는 항의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고무호스를 이용해 받은 수돗물을 사용하면 안 된다. 고무호스 속 유독 물질이 수돗물 속 염소와 반응해 발암물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상수도사업소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철물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고무호스는 대부분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면 절대로 안 된다. 고무호스는 페놀(Phenol) 등 다양한 화학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페놀은 그 자체도 1급 발암물질이지만, 수돗물 소독제인 염소와 만나면 클로로페놀(Chlorophenol)이라는 성분을 만들어낸다. 클로로페놀은 불쾌한 악취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이 체내로 유입될 시 구토나 복통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 물질이다. 클로로페놀은 페놀보다 냄새는 최대 1만 배, 맛은 최대 1,000배 가까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물속에 수십억 분의 1 정도만 있어도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끓는점이 175도 이상으로 고무호스를 통해 받아 클로로페놀이 함유된 수돗물을 끓일 경우 성분이 제거되기보다는 오히려 농축된다.1991년 3월과 4월에 발생했던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의 주범이 바로 클로로페놀이다. 당시 클로로페놀이 다량으로 함유된 물을 식수로 사용했던 대구와 부산 시민들 모두 두통과 구토 증세를 보였고, 임산부 8명이 자연유산·임신중절 피해를 당하기도 했다. 또한 클로로페놀은 환경호르몬이기 때문에, 피부암과 생식 이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고무호스뿐만 아니라 다른 고무 제품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고무대야에 수돗물을 받아도 클로로페놀이 발생한다. 따라서 고무 제품 구매 시에는 무독성 또는 식품용이라는 표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재 각 시도 상수도사업본부에서 배포하고 있는 홍보 자료를 살펴보면 식자재를 씻을 때는 수도꼭지에서 직접 받은 물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호스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면 일반적인 고무호스 대신 무독성 식품 세척 전용 호스나 실리콘 호스, 스테인리스 스틸 호스를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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