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예방접종 후 이틀 정도는 음주 삼가”WHO, CDC “아직 연구된 바 없다”적당량은 영향 없을 것으로 보여현재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틀 정도는 음주를 삼가할 것을 권고한다. 이 권고문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것일까? 알코올이 면역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증명돼 있으며, 과도한 알코올 섭취가 더 심각한 호흡기 감염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알코올 섭취가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캐나다 보건당국, 인도 보건당국 모두 음주 관련 지침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음주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연구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나서 술을 마실 수 있나요?백신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에 특정 질병 혹은 병원체에 대한 후천성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이다. 병원체의 감염이 있기 전 인체 내에 인위적으로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고, 이에 따라 인체가 향후 병원체에 감염되는 피해를 예방하거나 그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하기 전에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백신은 엄격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알코올이 백신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다. 적당량의 알코올은 백신 효능에 큰 영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백신 접종 후 최소 며칠 동안은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보건당국이 1차 접종 맞기 2주 전부터 2차 접종을 맞은 후 4주까지 금주를 권고한다고 보도했다. 이것은 알코올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논리를 근거로 내놓은 권고사항이다. 이에 대해 스푸트니크V 백신 개발을 이끈 가말레야(Gamaleya) 연구소의 알렉산더 긴츠버그 소장은 알코올을 완전히 금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적당한 섭취는 괜찮다고 밝혔다.◇ 알코올이 백신 부작용 중 뇌정맥동혈전증과 연관이 있나요?얀센, 아스트라제네카(AZ) 등 바이러스 벡터 유형의 코로나19 백신은 극히 드물지만 뇌정맥동혈전증(CVST)이라는 질환을 일으킨다. 뇌정맥동혈전증은 대뇌 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응고 장애 질환을 의미한다. 지난 4월 CDC는 약 2억회분의 백신이 투여된 후 총 9건의 뇌정맥동혈전증 부작용만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알코올 협회에 따르면 알코올은 CVST와 같은 응고 장애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혈소판 기능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예방접종 시기에 과음을 하는 것이 이러한 합병증의 발생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 적당량의 알코올은 백신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DC와 NIH 등 전문가들이 보는 적당한 음주량은 여성의 경우 하루에 최대 1잔, 남성의 경우 2잔이며, 여기서 1잔 기준은 소주 50ml, 와인 148ml, 맥주는 355ml에 해당한다.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3잔, 남성은 4~5잔 이상 마시면 과도한 음주에 해당한다. 백신 접종 이후 발열이나 근육통 등의 이상 반응으로 인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알코올 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가 알코올과 반응하면 간에 부담을 줘 간독성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 때문이 아니더라도 술과 진통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자료 =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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