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산부의 식?생활습관이 태어날 아이의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 놀라운 점은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영향이 태어난 아이가 8~9세가 될 때까지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심혈관 질환 환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한 조기 개입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심장 협회(AHA)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 가까이가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뇌졸중, 고혈압 등의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진은 임신 시 환경과 미래의 심장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연구진은 탯줄 속 혈액 샘플 470여 개를 분석했으며 샘플의 DNA 메틸화 패턴을 8~9세 아동의 심혈관 건강 측정값과 비교했다. DNA 메틸화(DNA Methylation)란 유전자 형질 발현을 조절하는 화학적 변형 중 하나다. 연구진은 DNA 메틸화가 대동맥 맥파 속도와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을 변화시킨 16개 부위를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이어 임산부의 임신 중 환경과 DNA 메틸화 패턴 사이의 연관성을 자세히 살폈다.연구 결과, 임산부의 식습관, 흡연, 스트레스 및 기타 환경적 요인은 출생 전부터 아이의 DNA 메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 연어나 고등어와 같은 기름진 생선의 섭취가 적으면 태어난 아이의 맥박 파동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연구를 주도한 사우샘프턴 대학 심혈관 과학연구소의 책임자인 마크 핸슨 박사는 “임신 초기와 후기, 임산부의 기름진 생선 섭취가 후생유전학적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여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기름진 생선은 혈관을 포함한 세포막의 발달에 중요한 건강한 불포화 지방산 공급원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이어 핸슨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 질환 위험의 궤적이 태어나기도 전에 시작됨을 시사한다”며 “아이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아이를 임신한 순간부터 건강한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연구진은 이번 연구에는 백인 아이들만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다른 인종에게도 해당하는지를 밝히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핸슨 박사는 “이러한 결과는 다른 인종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반면,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로스엔젤레스 시더스-시나이 메디컬 센터의 제니퍼 반 에이크 박사는 “후생유전학적 변화와 아이들의 실제 심혈관 건강 사이에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반박했다. 질병의 원인을 연관 짓는 데 있어서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박사의 의견이다.이번 연구는 미국 심장협회(AHA) 저널 ‘Hypertension’에 발표됐으며, HealthDay가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