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학대 경험이 감정 자극에 반응하는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대 시기에 따라 편도체의 과활동(hyperactive) 또는 저활동(hypoactive)과 연관된 문제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뇌에 있는 편도체는 감정을 조절하고 공포, 불안, 위협에 대한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연구팀은 사춘기 이전 아동기에 학대에 노출된 경우 편도체의 반응이 둔화되며, 사춘기 이후에 학대에 노출된 경우 편도체의 반응이 고조된다는 것을 기능성 자기 공명 영상(fMRI)으로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미국 매사추세츠 벨몬트의 세계적인 정신병원인 맥린 병원 Martin Teicher 박사는 “학대에 노출된 시기가 언제이냐에 따라 편도체의 반응이 정반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편도체 반응이 과잉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공포증(phobias)과 같은 감정억제와 불안 증상이, 반대로 둔화된 반응은 약물사용 문제나 행동 장애와 같은 탈선, 사회적 판단력 저하 등과 연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아동 학대에 노출된 유형과 나이를 후향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MACE(Maltreatment and Abuse Chronology of Exposure) 척도를 사용했다. 또 fMRI를 사용하여 중립적인 얼굴과 대비하여 화난 얼굴과 무서운 얼굴에 대한 양측의 편도체 반응을 평가했다. 또한 교차 유효성이 검증된 인공지능 예측 분석을 통해 민감한 노출 시기를 정확히 찾아냈다.
연구 대상자는 총 202명(여성 58%)으로 평균 나이는 23.2세로 젊었다. 이들 중 52명(25.7%)은 어릴 적 학대 경험이 없었으며, 47명(23.3%)은 한 가지 형태의, 38명(18.8%)은 두 가지 형태의, 65명(32.2%)은 3가지 이상의 학대 유형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학대에 대한 노출이 없는 MACE 0점인 8명과 MACE 1점 이상인 51명은 심한 우울증 이력이 있었고 학대에 노출되지 않은 8명과 MACE 1점 이상인 46명은 불안 장애 이력이 있었다.
사춘기 이전인 3~6세 시기에 신체적 학대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감정적인 표정에 무딘 반응을 보였고, 사춘기 이후인 13~15세 시기에 또래의 정서적 학대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감정적인 표정에 증가된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학대가 다양한 장애를 가져올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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