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성기 부위의 체모나 속옷에서 벌레가 발견됐다며 산부인과나 비뇨기과를 찾는 사람이 있다. 진단명은 이름도 생소한 ‘사면발이증’.
‘사면발이증’은 성적 접촉 등에 의해 성기 부위의 체모에 기생하는 이의 일종으로 기생충인 사면발이(프티루스 푸비스, Phthirus pubis)에 감염되는 성 매개성 질환이다. 몸길이는 평균 1.5~2mm로 작은데 알이 일주일 내 부화되어 성충이 되기까지 약 2주 정도 걸리고, 성충이 흡혈하며 가려움을 일으킨다. 드물지만 눈썹, 속눈썹, 겨드랑이털에도 기생할 수 있다.
주로 성 접촉에 의해 전파되지만, 전파율이 매우 높아 공동으로 사용하는 변기나 수건, 이불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심한 가려움이다. 사람에 따라 따르지만, 성기 주위의 가려움증은 약 1개월 전후로 나타난다. 하지만 초기에 피부에 뚜렷한 변화가 없어 자신이 사면발이증인지 모르다가 사면발이가 기생한 지 수개월이 지나야 증상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가려움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고, 사면발이가 피부를 흡혈하기 때문에 피부는 푸르스름하게 변하게 된다. 가려움 때문에 심하게 긁거나 자극을 주면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남자의 경우 요도염이 생길 수 있고, 여자의 경우 냄새나는 다량의 분비물로 속옷을 젖을 수도 있다.
사면발이증은 체모에 붙어 있는 사면발이나 사면발이 알을 확인해 진단한다. 알이 작아 쉽게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음모의 뿌리 부분에 회색빛의 사면발이 성충을 발견할 수 있다.
치료할 때는 살충제인 페노드린 0.4% 분말이나 페노드린 1% 로션, 린단 로션 등을 감염된 체모에 발라주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씻어내게 된다. 치료 후 1주일 정도 지나 검사를 했을 때 사면발이가 발견되면 약물을 추가로 발라야 할 수도 있다.
피부 자극이나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가려움증이 남은 경우 스테로이드 연고나 상태에 따라 항생제 및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게 될 수도 있다. 대부분 약이 어린아이나 임산부, 수유부에게는 사용할 수 없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사용했던 침구나 이불, 의복은 뜨거운 물에 삶거나 드라이클리닝을 해 사용해야 한다. 세탁하기 어려운 것들은 비닐 팩에 밀봉해 2주간 보관하면 사면발이가 굶어 죽게 된다.
사면발이증은 전염력이 강해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에게 쉽게 전염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특히 배우자나 성관계를 가진 상대방도 같이 치료해야 하는데, 증상이 없다고 치료받지 않으면 재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함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면발이증을 예방을 위해서는 불결한 성관계는 피하고 침구나 수건 등을 자주 삶고 소독해 전염을 예방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