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를 앓지 않게 하려면 아이들을 좀 더 더럽게 키워라.” 지난 11일 이탈리아 ANSA 통신이 전한 로마의 밤비노 게수 병원 소속 알베르토 우가치오 박사의 말이다. 현재 이탈리아 어린이 10명 중 3명 꼴로 여러 종류의 알레르기를 앓고 있으며 이는 아이들이 세균과 같은 미생물에 접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면역체계 강화 기회를 박탈당함으로써 오히려 면역력이 약해져 각종 알레르기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일이 이탈리아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경제가 발전하고 위생수준이 나아짐에 따라 점점 어린아이들의 알레르기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대한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가 199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역학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서울지역 소아, 청소년의 알레르기질환이 약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연세대 의대 환경공해연구소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들의 아토피 유병률은 2006년 29.5%에 달하고 있으며, 유아의 60~70%가 아토피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처럼 위생상태가 점점 개선되고 있음에도 유병률이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잦은 목욕과 박테리아 없는 환경의 조성으로 인해 자극에 대한 어린이들의 면역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환경오염, 각종 유해물질, 세균 등 미생물, 집먼지진드기 등에의 노출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 원인이기는 하나 이것들은 수 많은 요인들 중 일부 요인일 뿐으로 깨끗한 환경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 드넓은 초원, 그리고 정글에서 발가벗은 채 토양 속 박테리아와 세균에 노출되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알레르기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