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 입원한 소아 환자에게 영양을 서둘러 공급하면 오히려 감염이 늘고 회복이 늦어졌는데, 그 이유가 혈액 속 '요소' 수치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루뱅대(KU Leuven) 연구팀은 유럽과 캐나다 세 곳의 소아중환자실(PICU)에 입원한 아이 1,328명을 대상으로 영양 공급 방식과 회복 상태의 관계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위중한 아이가 공급 받는 영양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간단한 혈액검사로 미리 알아낼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앞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PEPaNIC) 자료를 다시 분석했다. 이 임상시험에서는 갓 태어난 아기부터 17세까지의 위중한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입원 24시간 안에 정맥으로 영양을 보충했고(조기 영양군), 다른 한쪽은 첫 일주일간 정맥 영양을 미뤘다(지연 영양군). 연구팀은 이 가운데 콩팥 대체 치료를 받지 않은 1,328명(조기 영양군 665명, 지연 영양군 663명)의 혈중 요소 수치와, 콩팥 기능 변화를 보정한 요소·크레아티닌 비율(UCR)을 입원 후 2주간 매일 추적했다. 요소는 몸이 단백질을 분해할 때 생기는 노폐물이다. 분석 결과, 조기 영양군은 입원 첫 11일 동안 지연 영양군보다 요소 수치가 계속 높았다. 그리고 첫 주에 요소 수치가 가장 높았던 아이일수록 이후 상태가 나빴다. 요소 수치가 일정 기준(30단위)만큼 높아질 때마다 새로운 감염이 생길 위험은 1.75배, 90일 안에 사망할 위험은 1.43배로 커졌다. 중환자실과 병원에서 빨리 회복해 퇴원할 가능성도 각각 낮아졌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조기 영양이 나쁜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요소'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원래 조기 영양군은 지연 영양군보다 감염이 잦고 회복도 느렸는데, 연구팀이 아이들의 요소 수치까지 함께 넣어 분석하자 두 그룹 간 이런 차이가 크게 줄거나 사라졌다. 이는 조기 영양이라는 방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서둘러 준 영양을 몸이 감당하지 못해 요소가 치솟은 것이 나쁜 결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상태를 '동화 저항'으로 설명했다. 위중한 몸이 공급된 영양분을 근육 등 조직으로 만들지 못한 채 그대로 분해해버리는 상태로, 이때 영양을 무리하게 늘리면 간과 콩팥에 부담만 커질 수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요소와 UCR을 두고 "위중한 아이에게 영양을 늘릴 때 나타나는 대사 부적응의 잠재적 지표로, 영양 공급의 시점과 용량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요소 수치가 탈수나 콩팥·간 기능 이상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정해진 기준값의 예측력이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요소 수치를 고정된 기준으로 보기보다 변화 흐름을 살피는 것이 더 유용하며, 실제 진료에 쓰려면 앞으로 검증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Increased ureagenesis revealing metabolic intolerance to enhanced nutrition in the PICU: a secondary analysis of the PEPaNIC RCT: 중환자실에서 강화된 영양에 대한 대사 부적응을 드러내는 요소 생성 증가: PEPaNIC 무작위대조시험의 2차 분석)는 2026년 9월 국제 학술지 '크리티컬 케어(Critical Ca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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