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는 귀성길 대중교통, 가족 모임 등 여러 사람이 같은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호흡기 감염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올해는 호흡기 감염병 유행도 예년보다 이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2026년 9월 11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코로나19 입원환자도 8월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호흡기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시기에는 기본적인 감염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과 함께 호흡기 바이러스의 침입 과정에서 방어 역할을 하는 상기도(코와 목)의 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코 점막은 호흡할 때 외부 공기와 함께 유입되는 병원체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부위로, 호흡기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귀성길과 명절 모임에서 호흡기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와 연휴 기간 코 점막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확진자 옆좌석 감염률 3.5%... 집단감염 79.9%는 '가정'에서 발생 귀성길 대중교통에서의 감염 위험은 실제 탑승객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2021년 영국 사우샘프턴대와 중국 연구진의 공동 연구팀은 고속열차에 탑승한 코로나19 확진자 2,334명과 밀접접촉 승객 7만 2,093명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임상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했다. 확진자 좌석을 기준으로 앞뒤 5열, 좌우 3칸 이내에 앉은 승객의 평균 감염률은 0.32%였다. 이 중 확진자와 같은 열에 앉은 승객의 감염률은 1.5%로 다른 열 승객(0.14%)보다 약 11배 높았으며, 바로 옆좌석 승객은 3.5%로 감염률이 가장 높았다. 함께 탑승한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감염률은 평균 0.15%포인트, 옆좌석 승객의 감염률은 1.3%포인트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가족 모임에서도 감염 전파 위험은 확인됐다. 중국 동남대와 홍콩대 등 공동 연구팀은 2020년 1~2월 중국 120개 도시에서 3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집단감염 318건(확진자 1,245명)의 발생 장소를 조사해 2021년 국제학술지 실내공기(Indoor Air)에 발표했다. 이 가운데 254건(79.9%)은 가정에서, 108건(34%)은 교통수단과 관련해 발생했다. 연구팀은 여러 사람이 함께 머무는 실내 공간이 코로나19 전파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머무는 공간에서는 감염 예방을 위해 기본 위생 준수와 함께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지만, 마스크만으로 바이러스의 유입을 모두 차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재만 원장(성모가정의학과의원)은 "기침·재채기 때 튀어나오는 굵은 침방울은 마스크가 상당 부분 걸러주지만, 바이러스가 실린 에어로졸(Aerosol)은 입자가 훨씬 미세해 마스크 한 장으로 전부 막아내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 점막의 방어막 '점액'과 '섬모'... 이물질 걸러낸다 마스크로 걸러지지 않은 바이러스가 호흡을 통해 코 안으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방어에 나서는 것이 코 점막이다. 코 점막은 바이러스와 먼지 등 외부 이물질을 붙잡고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자체적인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다. 점막 표면을 덮고 있는 끈적한 '점액'은 바이러스와 먼지 등을 붙잡고, 점막 세포 표면의 가늘고 짧은 털 모양 구조물인 '섬모'는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이물질이 섞인 점액을 목 뒤로 밀어낸다. 이렇게 이동한 점액은 삼켜지거나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러한 과정을 '점액섬모운동(mucociliary clearance)'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어 기능은 주변 환경이나 신체 상태에 따라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장시간 차량으로 이동하거나 냉난방기를 가동한 실내처럼 공기가 건조한 환경에서는 코 점막이 쉽게 마르면서 점액과 섬모의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김재만 원장은 "코 점막의 점액층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점막세포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 분비형 IgA 같은 방어 물질이 있다"며, "콧속이 건조해지면 점액층과 섬모의 방어 기능이 약해져, 호흡기로 들어온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급격한 일교차와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은 코 점막의 방어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카모스타트', 코로나19 바이러스 세포 진입 경로 억제 최근 의학계에서는 약해진 코 점막의 방어력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소 예방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점막 상피세포에 침투하기 전에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성분이 카모스타트(Camostat)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점막 상피세포의 ACE2 수용체에 결합한 뒤, 숙주 세포(바이러스가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의 세포)의 단백질 분해효소인 TMPRSS2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절단하는 과정을 거쳐 세포 안으로 들어온다. 카모스타트는 이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국제학술지 《셀(Cell)》에 게재된 세포실험(in vitro)에서는 카모스타트가 이 경로를 억제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내 진입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식물 유래 다당류인 잔토모나스 발효 추출물(잔탄검·Xanthan gum)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잔탄검은 코 점막 표면에 얇은 보호막을 형성해 바이러스와 점막의 직접적인 접촉을 줄이고, 카모스타트가 점막에 밀착해 작용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5년 국제학술지 《바이러스(Viruses)》에 게재된 인플루엔자 A·B형 세포실험에서는 두 성분을 함께 처리했을 때 단독으로 처리한 경우보다 항바이러스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성분을 적용한 비강 스프레이 제품도 시중에 나와 있다.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기 전에 작용하는 원리여서, 귀성길 출발 전이나 식사 전 하루 두세 번 콧속에 뿌리면 점막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귀가 후, 점막 내 잔여 바이러스까지 관리해야 카모스타트를 활용한 사전 관리가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에 초점을 둔다면, 귀가 후에는 코 점막의 상피세포 안에서 이뤄지는 초기 증식 단계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는 체내에 들어온 직후가 아니라, 상피세포 안에서 일정 기간(잠복기) 충분히 증식한 뒤에야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거론되는 성분 가운데 하나가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포함된 성분이다.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을 억제하는 카모스타트와 달리,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 안으로 들어온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을 억제하는 작용이 알려져 있다. 사람 기관지 유래 기도상피세포를 활용한 시험관(in vitro) 연구에서는 니클로사마이드가 세포 내 바이러스 RNA를 유의하게 줄였으며, 이러한 효과는 알파·베타·델타 변이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원래 전신으로 흡수되는 정도가 낮은 약물로, 비강 스프레이 형태로 사용할 경우 코 점막에 직접 전달해 전신 흡수를 줄이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연휴 호흡기 감염 예방, 생활수칙과 함께 점막 관리까지 추석 연휴 기간 호흡기 감염을 예방하려면 실내 환기와 손 위생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머무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차량이나 실내에서는 창문을 주기적으로 열어 환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족이나 지인과 모이는 자리에서도 질병관리청의 예방수칙에 따라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귀성길에 오르기 전에는 카모스타트로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을, 귀가 후에는 니클로사마이드로 세포 안에서의 증식을 억제하려는 '이중 국소 방어' 전략도 보조적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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