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과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동물원과 동물 카페 등 동물체험시설에 가족단위 관람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 4일 질병관리청과 환경부는 인수공통감염병 예방 수칙을 발표했다.
동물 만졌다면...손 깨끗이 씻어야
인수공통감염병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동물에 물리거나 할퀴어지는 경우 또는 동물이나 오염된 시설 내 기구를 만진 손으로 음료나 음식을 먹는 경우 발생한다. 대표적인 인수공통감염병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헤르페스 B 바이러스 감염증, 광견병, 결핵, 대장균증 등이 있다. 대부분이 감염되거나 확산 시 심각한 건강·보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보건당국은 인수공통감염병 예방을 위해 △동물과의 접촉 최소화 △동물을 만진 후 반드시 손 씻기 △동물 주변에서 음식물 먹지 않기 등을 당부했다. 아울러, 면역력이 약해 질병 감염에 취약한 5세 미만 아이의 부모들에게는 △야생동물 체험 시설에서 항상 아이를 예의주시하기 △파충류, 양서류, 가금류는 만지지 못하게 하기 등의 추가적인 예방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질병관리청은 앞으로 동물과 직접 접촉하는 체험시설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 관련 학회와 협력을 강화하고, 환경부와 함께 예방홍보 사업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한 동물도 감염병을 전파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동물체험시설 방문 시 예방수칙을 반드시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동물 카페, 인수공통감염병 위험↑
최근 희귀동물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동물 카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는 동물 카페가 인수공통감염병의 주요 감염경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서울시가 국내 지자체 최초로 서울시 내 동물체험시설 82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18개의 시설에서 4종의 인수공통전염병 감염이 확인됐다. 특히, 고양이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묘소병 검사에서는 전체 고양이 113마리 중 13.2%가 양성으로 나타났다.묘소병은 바토넬라균을 가진 고양이가 할퀴거나 물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감염 시 3~10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임파선염, 전신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자연 치유되거나, 항생제를 복용하면 금방 회복되지만 암 환자나 만성질환자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간과 비장, 뼈 감염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또한, 올해 1월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동물체험시설 250개 중 12%(29곳)에서 질병이 의심되는 동물이 발견됐다. 대부분이 뼈 질환이나 안구 손상이었으나, 환경부는 해당 시설의 위생 상태와 사육 및 관람 환경을 고려하면 인수공통감염병 전파 우려가 큰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환경부는 올해 12월 14일부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동물원·수족관으로 허가받지 못한 시설에서는 살아있는 야생동물의 전시를 금지한다. 단, 연말까지는 하위법령을 개정해 일부 위험하지 않거나, 인수공통전염병 전파 우려가 적은 종, 공익목적의 시설은 예외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