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류만큼 효능도 다양한 ‘비타민'. 우리는 비타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이닥이 주준경(위례중앙약국) 하이닥 상담약사와 함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비타민 가이드를 자처한다. 하이닥의 바이타민블(VITAMIN+BIBLE)과 함께 비타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비타민 D는 지용성 비타민의 한 종류로, 햇볕을 쬐면 자외선(UV)에 의해서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된다.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유사한 프로호르몬으로 작용하여, 과거에는 영양소의 일종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으나 다양한 연구를 통해 현재는 비타민 D를 호르몬의 일종으로 보는 사람도 존재한다. 비타민 D에는 5가지 형태(D1~D5)가 있다. 현재까지 연구가 가장 많이 진행된 것은 비타민 D2와 D3다. 비타민 D2 '에르고칼시페롤(Ergocalciferol; D2)'은 식물과 버섯과 같은 균류에서 주로 발견되고 비타민 D3 '콜레칼시페롤(Cholecalciferol; D3)'은 주로 고등어나 연어 등 기름진 생선에서 발견된다. 콜레칼시페롤과 에르고칼시페롤의 1:1 혼합물을 비타민 D1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인체에서 합성되는 비타민 D는 비타민 D3이다.
처음 비타민 D가 소개되었을 때는 단순하게 칼슘과 뼈의 대사를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만 알려졌다. 하지만, 신체의 다양한 조직과 세포에서 비타민 D 수용체(VDR, Vitamin D receptor)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고, 비타민 D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시각에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비타민 D가 ‘골격근’이나 ‘당 대사’, ‘혈관’과 ‘심장’, ‘면역기능’, ‘세포증식’ 등 다양한 신체 기능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소와 함께 복용했을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도 발견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칼슘과 비타민 D가 있다. 두 영양소를 같이 섭취하였을 때, 골밀도 증가 및 골절 감소 효과가 있으며 낙상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이외에도 비타민 D가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과 암의 발병과 억제 능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D는 심혈관 위험인자의 발생을 감소시키며,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호르몬 역할을 해, 대장암과 유방암 등의 일부 암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비타민 D 합성과 대사
피부 세포에는 콜레스테롤의 대사물 중의 하나인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7-dehydrocholesterol, Pro-Vitamin D3)이 존재한다. 햇빛 속 자외선을 받게 되면 Pro-Vitamin D3는 비타민 D3로 전환된다. 자외선 중에서도 자외선 B(UVB)가 비타민 D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UVB는 창문을 통과할 수 없어 햇빛을 직접적으로 받아야만 비타민 D가 원활하게 합성된다.
피부에서 합성된 비타민 D3는 간에서 대사를 거쳐 칼시다이올(Calcidiol)이 되고, 신장에서 한 번 더 대사를 거친 후 칼시트리올(Calcitriol)이라는 비타민D의 최종 형태로 변환된다. 버섯이나 효모 같은 균류의 세포벽에는 에르고스테롤(Ergosterol)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자외선을 통해 비타민 D2로 전환되어 그 후에 ‘칼시다이올’, ‘칼시트리올’로 변환 과정을 갖는다. 칼시트리올은 표적기관에서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작용하는데 하나는 비유전체 작용(Non-genomic action)에 의해 전압-의존성 칼슘통로(Voltage-dependent calcium channels)를 활성화하는 빠른 경로이고, 다른 하나는 비타민 D 수용체(VDR, Vitamin D receptor)에 결합함으로써 유전체 작용(Genomic action)을 유발하는 느린 경로이다.
비타민 D 결핍
현재까지 비타민 D(칼시다이올)의 적정 혈중 농도에 대한 공식적인 합의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 들은 혈중 농도 10 ng/mL 미만을 심한 결핍(Severe deficiency), 10~20 ng/mL를 결핍(Deficiency), 21~29 ng/mL을 상대적인 부족(Relative insufficiency), 30 ng/mL 이상을 충분한 상태(Sufficiency)로 정의하고 있다.비타민 D가 인체의 다양한 기능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비타민 D 부족은 자연스럽게 수많은 질환과도 관련된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장에서의 칼슘 흡수와 신장에서의 칼슘 재흡수가 감소하면서 혈청 칼슘 농도가 떨어지며, 칼슘 농도가 떨어지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부갑상선호르몬이 분비가 촉진된다. 이차성 부갑상선항진증이 초래하며, 파골세포를 활성화하여 석회화된 뼈 기질로부터 칼슘을 유리시키고, 소변 내 인산배설을 증가시킨다. 때문에, 혈중 인산농도가 떨어져 칼슘-인 생성물을 형성하지 못하게 되고 뼈 기질 석회화가 저해되어 소아에서는 구루병을, 성인에서는 골연화증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비타민 D는 인슐린 분비 및 표적세포의 인슐린 수용체 발현과도 관계가 있어 당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불어, 면역조절작용에도 관여하여 자가면역질환 및 감염에도 큰 영향을 주며 세포조절주기와도 관련이 있어 암의 증식과 예방에도 필수적이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비타민 D 결핍 현상이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에 따르면, 2001~2004년도 미국인의 평균 혈중 비타민 D 농도는 24 ng/mL로 1988~1994년도와 비교했을 때 6 ng/mL가 감소했다. 이 조사 결과는 전체 미국인 중 단 23%만이 비타민 D 적정 수준인 30 ng/mL 이상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코호트 연구를 통해 미국 국민 중 52~77%가 비타민 D 부족 또는 결핍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골다공증을 동반한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비타민 D 수치를 조사한 결과, 비타민 D 수치가 30 ng/mL 미만으로 나타나 비타민 D 부족에 해당된 사람이 92%나 되었으며, 결핍 상태인 12 ng/mL 미만인 경우도 57%나 되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사에 따르면 비타민 D 결핍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20대의 영양상태를 조사했을 때 84.2%가 비타민 D 결핍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비타민 D 결핍이 더 심했는데, 조사 대상자 중 88.6%가 비타민 D 결핍으로 드러나 남성(79.4%)보다 더 높은 결핍률을 보였다. 국민 건강영양조사 제5기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비타민 D 수치는 매년 감소 중이다. 이렇게 비타민 D 결핍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이유는 사람들의 생활습관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타민 D는 자외선 B가 피부와 접촉을 했을 때 자연 생성되는데 현대에 들어서 사람들이 외부 활동보다는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비타민 D 부족 현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비타민 D 결핍 현상이 악화되는 이유로 실내 활동의 증가와 자외선 차단제 보급도 있겠지만, 지리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위도 35도 이상에 위치하고 있어 햇볕으로만 비타민 D를 합성하기에 자외선의 직접도가 부족하며, 심지어 11~3월까지는 자외선의 직접도가 더 떨어져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할 수 없다.
비타민 D 선택법과 복용방법
여타 다양한 이유로 자연 합성만으로는 비타민 D의 필요량을 채울 수 없다. 또한, 자외선은 1군 발암물질이기에 식품을 통해서 섭취하는 것이 권장한다. 음식을 통해 섭취한 비타민 D는 자외선이나 햇빛의 도움 없이 대사효소인 '시토크롬 P450 비타민 D-25-수산화효소(25-hydroxylase, CYP2R1)'에 의해 수산화되어 25(OH) D로 전환된다. 25(OH) D는 혈액에 가장 짙은 농도로 존재하는 비타민 D이며, 비타민 D 영양상태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에서 발행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한국인의 식단에는 비타민 D가 풍부한 자연식품이 적다. 따라서, 음식 섭취만으로 비타민 D를 보충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에서 발행한 음식 섭취 가이드라인의 식품 피라미드를 보면 자연 합성이나 음식 섭취만으로 충분한 양의 비타민 D를 얻지 못하면, 영양제로 추가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렇기에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는 방법으로는 영양제가 좋은 선택이라고 보인다. 우리가 섭취하는 비타민 D 영양제로는 비타민 D2보다는 비타민 D3(콜레칼시페롤)을 섭취하는 것 좋다. 비타민 D3를 섭취할 경우 비타민 D2를 섭취하는 것보다 비타민 D의 혈중농도가 약 1.7배 정도 더 상승했으며, 상승된 농도도 더 오랫동안 유지가 되었다. 이는 비타민 D3의 반감기가 약 3주로, 반감기가 2주인 비타민 D2보다 더 길기 때문이며 칼시다이올로 전환해 주는 '시토크롬 P450 비타민 D-25-수산화효소'의 활성도도 D3가 더 크기 때문이다. 비타민 D3는 대부분 양털의 ‘라놀린’이라는 기름성분에서 추출한다. 라놀린에는 여러 가지 지방산과 알코올류가 함유되어 있는데, 콜레스테롤 구조의 물질을 추출 후 자외선을 쐬어서 비타민 D3를 합성한다. 또한, D3는 부작용이 굉장히 적다. 식약처에서 정한 대한민국 성인의 비타민 D 하루 권장량이 400IU인데, D3를 복용한다면 기준의 100배가 넘는 50,000IU를 6주간 복용해도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일반적인 경우 1,000IU를 3개월 정도 복용해야 비타민D의 혈중농도가 10 ng/ml 정도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비타민 D 결핍 현상이 심하다면, 혈중 비타민D 최소 권장량인 30 ng/ml 이상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보다 더 많은 비타민 D의 섭취가 필요하다. 이에 발맞춰 미국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비타민 D의 권장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타민 D 권위자인 보스턴 의과대학의 마이클 홀릭 박사(Michael F. Holick)도 비타민 D 수치를 40 ng/mL~60 ng/mL으로 유지한다면 전체 의료비용의 25%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약사 주준경 약사(위례중앙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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