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는 남성 정력에 안 좋다며 나물무침이나 해장국에 들어간 고사리를 일부러 안 먹는 이들이 종종 있다. 고사리는 소도 먹지 않으며, 한·중·일에서만 먹고, 서양에선 독초라 여겨 먹지 않는다고도 한다. 이렇듯 고사리는 멀리해야만 하는 음식일까?
△ 生고사리는 ‘독초’가 맞다생고사리에는 프타퀼로사이드(ptaquiloside)라는 발암물질이 있다. 소가 풀을 뜯으며 지난 자리에는 고사리만 남는다는 말이 있는데,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생고사리를 많이 뜯어 먹은 소의 소장에선 궤양과 출혈이, 방광에는 종양이 확인된 것이다. 실제로 국제암연구소(IARC)에선 고사리를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 生고사리는 ‘양기를 빼앗는다’예부터 내려오는 다양한 의서에는 ‘고사리’를 보이콧하는 듯한 문구들이 확인된다. 중국 당대에 편찬된 전문의서인 식료본초(食療本草)에서는 ‘고사리를 오래 먹으면 눈이 어두워지고 코가 막히고 머리털이 빠지며 다리의 힘을 약화해 보행을 어렵게 하고, 양기를 빼앗아 음경이 오그라들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본초몽전(本草蒙筌)에서도 ‘양기가 쇠약해지고 다리와 무릎이 약해지며, 절대로 지나치게 먹으면 안 되는 반찬’이라 했고,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선 ‘고사리는 이익함이 없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선 ‘고사리를 많이 먹으면 양기가 줄면서 다리가 약해져 걷지 못하게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전통 의서에서 공통으로 언급하고 있는 ‘다리에 힘이 빠진다’는 이야기는 고사리에 들어 있는 티아미나아제(thiaminase) 때문으로 보고 있다. 티아미나아제는 비타민 B1인 티아민을 분해하는 효소. 티아민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신경과 근육 활동 등에 필요한 영양분으로 육체 피로 해소를 돕는다. 티아미나아제가 많을수록 티아민이 부족해져 ‘각기병’이 생길 수 있다. 각기병(脚氣病)은 이름 그대로 다리 힘이 약해지고 저려 보행 곤란을 유발하며, 신경 장애, 단기 기억 상실, 식욕 저하, 근육통 등을 동반한다.
이렇듯 티아민이 부족할 때 동반되는 여러 증상 - 불안, 초조, 피로, 신경장애 등이 있다면 성 기능이 좋아질 리 없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의사는 “고사리가 마음 안정 등이 도움이 돼 스님들이 자주 먹다 보니 정력이 감퇴한다는 오해가 생겼다”고 설명하기도.
△ 독소 빼낸 삶은 고사리는 ‘고단백 영양식’생고사리 속 몸에 해로운 물질들은 물에 잘 녹아 빠져나오고, 열과 알칼리에 약하기 때문에 물에 하루 정도 담가둔 다음 살짝 데치는 수준이 아니라 10분 이상 충분히 소금물에 삶은 후에 섭취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고사리는 나물 중에서도 단백질 함유량이 많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칼로리가 낮아 영양 과잉 시대에 딱 맞는 식재료라 할 수 있다. 칼슘과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해 뼈 건강에도 도움이 되며, 아미노산 종류인 아스파라긴과 글루타민이 풍부하다. 아스파라긴은 숙취 해소에, 글루타민은 근육생성에 도움이 된다.
비만은 남성호르몬 감소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각종 만성 질환을 유발하고, 이로 인한 혈액 순환 장애로 발기부전을 일으키게 된다. 고기처럼 지방이 많은 음식보다는 고사리나물처럼 저칼로리 고단백 식품을 섭취한다면 비만 예방은 물론 성 기능 강화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