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는 아기를 재울 때 ‘토도독’거리며 떨어지는 빗소리를 틀어놓는다. 칭얼거리던 아기도 이 소리를 들으면 곧바로 잠이 들곤 해 불면증이 있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 소리를 추천해주기도 했다. 이렇게 일정하고 균등한 주파수를 가진 잡음을 ‘백색소음’이라고 하며, 소리 파동이 일정하기 때문에 자극이 덜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다. 여기에는 비, 바람, 파도, 낙엽, 귀뚜라미 소리 등이 포함된다. 보통 반복적이고 일상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소음이라 할지라도 거부감이 없고 되려 다른 소리를 덮는 효과를 가져온다. 백색소음, 건강에는 어떤 도움을 줄까?
1 수면백색소음을 틀어놓고 잠을 자는 사람들은 백색소음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소리를 차단하기 때문에 밤 시간을 고요하게 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Neurology에는 백색소음의 수면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는데, 18명의 건강한 성인에게 수면 전 백색소음을 들려준 결과 평균 수면 대기 시간이 38% 줄었으며 평상시 취침 시간보다 90분 더 일찍 잠자리에 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진정조용한 환경에서 나를 마주하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명상은 몸을 이완하고 복잡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백색소음은 더 깊은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를 재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받아 귀에 꽂으면 언제 어디서나 평화로운 명상의 시간으로 빠져들 수 있다.
3 집중력 향상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증후군(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아동은 집중력이 낮고 충동성이 강해 학업성취가 낮다. 국내의 한 연구진은 백색소음과 집중력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ADHD로 진단받은 10세 이상의 아동 5명을 대상으로 30분 동안 60문항의 수학 문제를 풀도록 했다. 연구 결과 아동에게 백색소음을 들려줬을 때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주의 집중 지속 시간이 약 200% 증가했고 평균 점수도 약 20점이 올랐다. 이처럼 백색소음은 학습능력과 집중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외에도 백색소음은 이명 감소, 생산성 향상, 통증 완화 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지지만 어떤 전문가들은 이 백색소음으로 인한 집중력 향상이 플라세보 효과와 비슷하다고 말하며, 80dB 이상의 백색소음은 오히려 수면이나 집중력 등에 방해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귀 건강이 안 좋은 경우 큰 소리의 백색소음에 오랜 기간 노출될 경우 청력을 손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아직 백색소음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만큼 평소 백색소음을 들으며 잠을 자거나 공부를 할 때 효과가 있었더라도 잠재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너무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