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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쉬운 신경질환사전] 골치아프게 만드는 편두통, 편두통 너는 누구니?
[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



오늘은 두통으로서는 세 번째, 편두통으로서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번에는 편두통이 얼마나 흔한 병인지, 그리고 그 추정되는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편두통의 병태생리에 대해 알아볼 예정인데요. 역시 이해하게 쉽게 풀어서 쓰도록 해 보겠습니다. 평소 의사로서 여러 가지 정보를 접하다 보면, 생명을 위협하면서 조직검사를 쉽게 할 수 있는 질환일수록 치료의 발전이 빠른 것을 느낍니다. 상대적으로 뇌졸중보다 위암의 치료법 발전이 빠른 것이 그 예입니다. 또한 뇌라는 조직이 워낙 복잡하기도 하고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 뇌 연구에 우주개발에 쓰이는 돈보다 많은 돈을 쏟아 부어 간신히 뇌의 본질을 알아가는 초석이 놓아졌을 정도로 복잡합니다. 문제는, 일반적인 편두통의 경우 생명을 위협하지도 않고 편두통이 있다고 하여 뇌 조직검사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학술적인 발전이 무척 느린 편입니다.



최근 들어 편두통의 병태생리가 점점 밝혀지고 있다



그래도 많은 환자들이 앓고 있는 질환이며, 뇌 영상검사의 혁신적인 발달이 이루어지면서 최근 들어 질환의 본질적인 병태생리가 점점 밝혀지고 있습니다. 2010년 전에는 조짐이 있는 편두통(Migraine with aura)의 경우 후두부 피질에서 확산되는 전기적 활성도의 억제가 관찰되며 이것이 시각전조와 관련이 있다는 것, 그리고 뇌수막의 동맥과 연결된 제5뇌신경(삼차신경, Trigeminal nerve; 포세이돈의 삼지창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三叉神經이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의 말단에서 C-GRP의 분비에 문제가 있다는 것까지 밝혀졌었습니다. 참고로, 뇌에서 통증을 느끼는 부분은 뇌수막, 혈관벽 등의 일부 구조물에 국한되며, 뇌 실질은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심근경색 때는 심장이 아파도 일반적인 뇌경색 때 뇌가 아프지 않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거부터 편두통의 경우 통증이 혈관, 특히 동맥이 팽창할 때 동맥에 붙어있는 통각신경의 말단이 자극을 받아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여기에서부터 탐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편두통의 병태생리는 단순한 원인/결과론으로는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복잡계 이론 및 네트워크 이론을 참조하여 생각하고 추론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비로소 최근에는 자율신경의 중추인 시상하부, 뇌의 도파민 네트워크, 그리고 뇌간의 삼차신경 관련 시스템이 서로 얽혀 요동치다가 어느 순간 통각에 대한 임계값이 확 저하되면서 편두통이 시작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이제는 편두통 증상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왜 그런 증상이 발생하는 지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편두통의 시작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다음 2가지의 학설이 존재합니다.첫 번째, 삼차신경의 척수핵에서 통각자극을 시상하부로 올리면서 시작된다.두 번째, 시상하부의 기능적 이상이 삼차신경에게 쓸데없는 자극을 줘서, 혈관과 닿아 있는 삼차신경의 말단에서 C-GRP를 분비하게 만든다.



20여년간 제가 관찰해온 결과로는, 둘 다 옳다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2가지에 모두 해당 되는 경우가 관찰되기 때문입니다.제 사견으로는 지속적인 뒷목 근육의 경직으로 인해서 편두통이 급증하는 경우에는 1번에 해당될 것입니다. 지속적인 두경부의 통증은 결국 삼차신경의 척수핵으로 전달되고, 지속적인 자극은 대개의 통각신경계에서 2차적인 이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혼합형 두통(mixed tension migraine;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의 복합)의 경우 후경부나 측두부 근육의 긴장이 두통 빈도를 좌우하는데, 방금 전 언급한 이유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편두통의 시작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2가지의 학설이 존재 한다



수면부족이나 월경주기 문제로 편두통이 시작되는 경우에는 2번에 해당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상하부는 제3 뇌실 양 옆으로 있는 비교적 작은 구조물이지만, 우리 몸 전체의 자율신경계의 조절과 항상성 유지를 맡고 있습니다. 생물로서의 인간이라는 관점에서는 극히 중요한 구조물입니다.자율신경의 중추이기 때문에 수면, 섭식, 배설, 생식을 총괄합니다. 우리 신체에서 중추와 말초는 상호 피드백, 즉 서로 영향을 줍니다. 그렇게 때문에 수면/섭식/배설/생식에 변동이 발생할 때 편두통의 발생에도 변동이 발생하는 것을 자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연구에 의하면 편두통이 겉으로 나타나기 1일전부터 시상하부에 기능적 이상이 나타나는 것이 PET를 이용한 연구 등에서 관찰되기도 합니다. 여하간의 원인으로 편두통이 시작되면 3가지의 경로로 2차적 이상이 촉발됩니다.1. 삼차신경의 말단에서 분비된 C-GRP는 연접한 동맥의 팽창을 유발하고, 팽창된 동맥은 C-GRP의 추가적 분비를 유발합니다. 추가적인 분비는 더욱 동맥을 팽창시키면서 악순환을 돌게 됩니다. 편두통의 가장 큰 특징이 두통 시작 후 약 30~60분간 점점 세지는 것인데, 바로 이러한 기전을 통해 그러한 특징이 나타나게 되는 것으로 봅니다.2. 뇌를 비롯한 신체의 도파민 네트워크에 교란이 옵니다. 이것은 시상하부로부터 유발되는데요. 편두통의 동반증상으로 알려진 구역감, 구토, 무력감, 졸림, 피로감, 기분의 이상, 배뇨감 등이 유발됩니다. 속칭 편두통에 의해 촉발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이 이것입니다.3. 시상하부의 기능적 이상이 바로 위에 붙어있는 시상(Thalamus)으로 파급됩니다. 시상은 우리 몸에서 올라오는 모든 감각의 1차 정류소이자 처리기관입니다. 시상에서도 기능 이상이 생기면서 두통 시작 직전에 시각에 이상이 생기거나 (까맣게 안보이는 것이 아니라 화면이 지직거리듯 보이거나, 플래시가 여기 저기서 터지는 듯 하는 이상) 소리나 냄새에 극히 민감해집니다. 물론 환자분의 편두통 유형에 따라 시각 전조 증상은 있을 수도, 또는 없을 수도 있지만, 모든 편두통 환자분에게 있어 감각의 과민은 공통된 증상입니다. 물론, 극히 약하게 오는 편두통에서는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3가지 경로로 한 번에 이상이 초래되면서 전형적인 편두통 증상이 완성됩니다. 환자분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이 느껴지십니다.



· 편두통이 시작될 때, 그분만이 느끼는 고유의 느낌이 있습니다. 이것은 시각전조와 같이 분명할 수도 있고, 뒷목이 땡기는 느낌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막연하고 모호한 어떤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시작되면 30~60분간 점점 강해집니다.· 대개 동반증상이 있습니다. 고전적으로는 오심/구토가 동반되지만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약간의 졸림, 무력감,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 기분의 변화 등 다양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신경계의 특정 회로들이 점점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잠을 통해 리셋하여 편두통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편두통의 병태생리까지만 설명드리려 합니다.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 없이 덜렁 치료와 예방을 설명 드리면 진정한 이해가 되기 어렵기 때문에, 다소 어려운 내용일 줄 알면서도 이번에는 병태생리의 소개에 집중했습니다.매우 복잡한 내용이라 간단히 적어보려 노력했는데, 부족한 점이 많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편두통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서, 왜 아플까에 대한 답은 조금이나마 드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편두통 치료와 예방에 대해 말씀 드리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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