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결혼하는 만혼과 재혼 및 난임 인구 등의 증가로 임신 시기가 지연되면서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고령 임신을 목격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사망통계(잠정) 자료에 따르면 모(母)의 평균 출산연령은 32.23세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35세 이상 고령산모의 출생아 구성비는 23.8%로 10년 전인 2005년 10.5%보다 13.3%p 높았다. 이와 함께 모(母)의 연령별 출생아 수는 35세 미만은 4,700명 감소하고, 35세 이상은 9,900명 증가했다.
고령임신일수록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의 만성질환을 이미 앓고 있거나 그 위험률이 높고, 조기진통이나 전치태반 등의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같은 고령임신·출산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모와 아기의 건강이다. 특히 35세 미만보다 늦은 나이에 경험하는 임신과 출산일수록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나이라는 숫자에 얽매여 걱정만 하기보다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위험요인에 대해 미리 검사하고 꾸준히 관리함으로써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에 특히 고령임신일수록 위험도가 높은 5가지 건강 문제를 소개한다.
◆ 고령임신일수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5가지 건강문제1. 임신성 고혈압(임신중독증)= 임신중독증이란 고혈압이 없던 사람이 임신 기간 중에 고혈압이 발생한 ‘임신성 고혈압’과 소변에 단백뇨가 검출되는, 즉 임신성 고혈압이 보다 진행된 상태인 ‘전자간증(자간전증)’을 일컫는 말이다.
일반 고혈압처럼 정도가 심해지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 두통, 시각장애 등의 증상과 태반조기박리, 조산 등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정기검사를 통해 혈압이 상승하는지, 단백뇨는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임신중독증의 특별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산전검사와 정기진찰에서 혈압측정과 소변검사를 시행하며, 고위험군인 경우 더 잦은 진단검사를 통해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출산 후에 몇 주 내로 임신 중 올랐던 혈압은 정상수치로 돌아오며, 드물게 만성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 치질= 임신을 하면 혈액량이 증가하고 태아도 자라면서 혈관에 무게 압박이 증가하고,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수치가 상승하면서 혈관벽이 잘 이완되기 때문에 정맥이 더 늘어나고 잘 붓기 쉬워 치질이나 정맥류성 정맥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임신 중 생기기 쉬운 변비도 치질을 자극하므로 변비예방을 위해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물을 자주 마시며,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배변습관(대변 참지 않기,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지 않기 등) 등이 필요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특히 항문 주위의 혈액순환을 돕고, 치질예방에 도움되는 골반저근 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임신 중 치질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
3. 임신성 당뇨= 원래 당뇨가 없던 사람이 임신 20주 이후에 임신으로 혈당이 높아지는 것을 ‘임신성 당뇨’라 하며, 보통 출산 후에 자연히 정상 회복된다. 고령임신부에서 임신성 당뇨병 위험률이 약 2배 정도 증가하며,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임신으로 인한 태반호르몬이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는 등의 작용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신성 당뇨인 경우 피로감이나 쇠약감, 임신성 고혈압 등을 동반하며, 무엇보다 태아의 과도한 성장으로 조산이나 난산, 유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임신성 당뇨 진단을 위해 모든 임신부를 대상으로 임신 24~28주 사이에 50g 경구당부하검사를 실시하며, 이전의 병력 등을 토대로 임신성 당뇨 위험이 큰 경우에는 초기 산전관리시에 바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50g 경구당부하검사>금식 없이 설탕물을 마시고 한 시간 뒤 채혈하여 혈당을 측정하며, 혈당이 높게 나오는 경우 확진검사를 위해 100g 경구당부하검사를 시행한다.
<100g 경구당부하검사>검사 전 8시간 이상의 금식 후 설탕물을 마신 뒤 공복혈당, 1/2/3시간 후의 혈당을 각각 검사하여 2개 이상이 기준치 이상이면 임신성 당뇨로 진단된다.
임신성 당뇨인 경우 혈당이 정상에 가깝게 유지되도록 처방약 복용,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계획 실천, 체중관리, 혈당측정 등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출산 후 6~12주 내에 혈당측정을 통해 정상 회복을 확인하게 되며, 향후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기적인 혈당측정이 권고된다.
4. 조기진통/조산= 임신 20주~36주(5개월~9개월) 사이에 분만하는 것을 조산이라 한다. 아기가 조산으로 태어나는 경우 사망률이 높고, 뇌성마비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임신 중에 조기진통이 생기는 지, 조산의 가능성이 없는지 항상 살펴야 한다.
조산의 가능성이 큰 경우는 이전에 조기진통이나 조산의 경험이 있는 경우,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자궁기형, 골반압통, 생리통과 비슷한 복통, 맑은 냉과 같은 분비물, 질출혈 등이 있는 경우이다.
질분비물 검사나 초음파검사, 양수검사, 혈액검사 등으로 조산의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지만, 조산의 원인과 양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조기진통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중요하고 골반압통과 복통, 질 분비물 등이 생기고 한 시간에 3회 이상의 자궁수축이 있다면 조산이 임박했다는 신호이므로 즉각 병원을 방문하는 등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5. 자궁경부무력증= 자궁경부무력증이란 진통이나 별다른 증상이 없이 임신 중기나 말기 초반에 자궁경부가 부드러워지고 얇아지면서 개방되어(열려서) 임신이 유지되지 못하고 유산 또는 조산이 되는 것을 말한다. 약해진 자궁경부가 태아와 양수를 지탱하지 못하면서 자궁 문이 열려 양막까지 노출되기도 한다. 양막은 태아를 감싸고 있는 막으로 양막과 태아 사이에는 양수로 채워져 있다. 즉, 자궁경부는 오직 출산 시에만 태아가 자궁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열리는 것이 정상이다.
자궁경부무력증의 원인은 확실치 않으며, 대개 자궁경부의 선천적인 이상이거나 잦은 소파술(임신중절수술), 자궁경부절단술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이전 출산시의 어떤 외상적인 부분으로 자궁경보조직이 상처를 많이 입었거나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경우에도 그다음 출산시에 자궁경부무력증이 생길 수도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유산이 반복되거나 조산하는 등의 과거력을 바탕으로 자궁경관무력증으로 추측할 수 있으며, 임신 중에 자궁경부가 변하는 듯한 증상 - 임신 중 질출혈, 골반 압통이나 배가 자주 뭉치고 무겁고 처지는 느낌, 생리통과 비슷한 통증, 맑은 냉이 많아지는 등의 질분비물 증가, 질쪽으로 불룩하게 나온 양막 등 - 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무력증이 의심되어 치료가 필요한 경우 임신 14주를 전후로 유산과 조산을 막기 위해 벌어진 자궁경부를 묶어주는 자궁경관 봉합수술을 시행하여 원만한 임신이 유지되도록 할 수 있다. 해당 수술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고 수술을 하면 만삭까지 임신을 유지할 수 있는 비율이 80%까지 높아지므로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진단받은 경우 수술치료가 권장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