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아기들은 언제 고통을 느낄까? 출산 2~4주 전인 약 35주 무렵부터 아기는 고통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연구팀이 뱃속 아기를 쓰다듬어 주었을 때와 발뒤꿈치를 콕콕 찔렀을
때 아기가 통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뇌파를 기록했다. 그 결과 28주~35주 사이의 태아는 쓰다듬을 때와 발뒤꿈치를 바늘로 찌를 때 모두 비슷한
뇌 활동을 보인 반면, 35주 이상 된 아기들은 쓰다듬을 때보다도 발뒤꿈치를 찌를 때 두뇌 반응이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5주에서 37주 정도 된 태아는 부드러운 터치와 고통스러운 자극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연구를 이끈
로렌조(Lorenzo) 박사는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왜 조산아들이 일반 신생아들과 다른 비정상적인 통증 감각을 가지고 태어나는지
설명할 수 있다”며 “향후 조산아들의 치료와 돌봄에 있어 잠재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산아들의 경우 정상 주수를 채우고 태어난 아기들과 달리 전신마취, 경막마취, 국소 마취, 진통제 주입 등 통증 관리가 필요한 각종 수술
절차를 밟을 때가 많다. 신생아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임상진료를 할 때 조산아들의 고통을
감소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낙태와 태아의 고통 문제에 있어서도 단초가 되는 연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태아의 통증에 관해서는 연구가 행해진 적이 많지
않았다. 실험을 하기가 까다롭고, 낙태 문제와도 관련돼 있어서 논란거리가 될 소지가 있었기 때문. 실제로 많은 낙태 반대주의자들은 엄마 뱃속의
태아는 20주 후부터 통증을 느낀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년 동안 미국 내 6개 주에서 20주 이후의 태아 낙태를 금지하는 법이
제정됐다.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교에서 신생아 연구 책임을 맡고 있는 콜(Cole) 박사는 “이번 연구가 낙태에 있어 고통의 범위를 얼마나 고려할
것인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통증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다른 신체반응 검사, 울음 측정 등을 배제한 채 뇌파검사(EEG)만을 사용한 것을 이번 연구의
한계로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최신호에 게재됐고 abc뉴스가 8일자로
소개했다.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