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은
아직도 한국여성에게는 왠지 낯선 존재다. 여성 대부분이 복용할 수 있는 약임에도, 생리통이나 두통 때 부담 없이 복용하는 진통제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여성과 피임약의 이러한 거리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안승희 위원에 따르면, 피임 상담 중피임약을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여성들 중 80% 이상이 그 이유에 대해 ‘부작용이 염려돼서’라고 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심층적인 상담을 해보면
실제로는 피임약에 대한 근거 없이 막연한 두려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안승희 위원은 “피임약 복용 초기에는 개인에 따라 두통, 유방통, 메스꺼움이나 불규칙한 출혈 등을 경험할 수 있으나, 이는 우리 몸이
호르몬에 적응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계속 복용을 하면 저절로 사라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피임약은
복용을 중단하면 가임 능력이 회복되므로 ‘혹 임신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기우”라고 말했다.
오히려 피임약은 본연의 기능인 피임효과 외에도 여성의 건강을 증진시켜주는 다양한 효과를 가진다. 피임약은 산부인과에서 생리통, 생리불순,
다낭성 난소증후군 및 자궁내막증 등 다양한 부인과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처방되고 있으며, 다수의 연구에서 피임약이 난소암과 자궁내막암까지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또 가장 최근에 출시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피임약에는 ‘중등도 여드름과 생리전불쾌장애 치료’라는
새로운 이점까지 추가됐다.
안승희 위원은 “생리와 관련한 통증이나 불편은 부인과 질환을 알리는 잠재적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참지 말고 우선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이어 “피임약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피임약 복용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