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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름 신발이 발 망가뜨려"... 젤리슈즈·쪼리가 부르는 무지외반증·족저근막염 ①

여름이 되면 젤리슈즈, 샌들, 쪼리 등 가볍고 시원한 신발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다. 통기성이 좋고 착용이 간편해 남녀노소에게 인기지만, 오랜만에 이런 신발을 신고 나서 걸을 때마다 엄지발가락이 욱신거리거나 아침에 첫발을 내딛을 때 발뒤꿈치가 찌릿하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닌 발 건강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실제로 여름철 즐겨 신는 신발은 통기성과 편의성이 뛰어난 대신 발을 보호하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아, 무지외반증과 족저근막염 등 대표적인 족부 질환을 악화시키는 방아쇠가 되기도 한다. 이에 정형외과 선상규 원장(코끼리정형외과의원)의 도움말로 여름에 주로 신는 신발의 구조적 문제, 그리고 무지외반증·족저근막염 등 족부 질환과의 연관성을 자세히 살펴본다.

여름철 인기 신발, 충격 흡수·고정 기능이 없어 발 부담 증가
젤리슈즈나 쪼리, 샌들 등은 굽이 1cm 이하로 낮고 쿠션이 거의 없어 걸을 때 발생하는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발목을 고정하는 스트랩이나 지지대가 없거나 헐거운 경우가 많아, 걷는 동안 발이 신발 안에서 헛돌거나 미끄러지기 쉽다. 통기성과 가벼운 착화감이라는 장점 이면에, 충격 흡수와 발 고정이라는 신발 본연의 보호 기능은 거의 없는 셈이다.

선상규 원장은 "젤리슈즈나 쪼리처럼 굽이 거의 없는 평평한 구조는 착지 시 발생하는 충격을 거의 흡수하지 못한다"며 "특히 발목관절에는 걸을 때 체중의 4~5배, 뛸 때는 8~11배에 달하는 부하가 실리는데, 이런 신발은 그 충격을 완충 없이 그대로 발목과 발바닥에 전달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런 신발은 발등이나 발목을 감싸는 구조 없이, 엄지와 둘째 발가락 사이의 얇은 끈 하나로만 고정된다. 그러다 보니 걷는 동안 신발이 벗겨지지 않도록 발가락을 오므려 붙잡는 이른바 '발가락 그립(toe grip)' 동작이 반복된다. 선 원장은 "이러한 동작은 발가락 굽힘근을 비정상적으로 긴장시키고, 발목이 위로 들리는 각도인 족배굴곡을 제한해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까지 과도하게 긴장시킨다"며 "결국 발 전체의 생역학적 균형이 무너지는 주된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무지외반증 환자, 유독 7월에 폭증... 여성이 남성보다 약 4배 많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무지외반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8만 8164명에 달했으며, 이 중 7월 환자가 8087명으로 월별 기준 가장 많았다. 성별로 보면 여성 환자 비중이 82%로 남성의 약 4.4배에 이른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고 첫 번째 중족골이 안쪽으로 벌어지는 변형성 질환이다. 유전적 소인이나 평발 등 발의 구조적 요인이 기본 원인이지만, 신발로 인해 질환이 촉진되거나 통증이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여름철 샌들이나 쪼리처럼 발을 충분히 고정하지 못하는 신발은 무지외반증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선상규 원장은 "이런 신발을 신으면 걷는 동안 발이 앞으로 밀리거나 좌우로 흔들리면서 엄지발가락 관절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진다"며 "이미 무지외반증이 있는 사람은 관절이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반복적인 힘이 변형을 더 진행시키고 통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 원장은 "실제 진료에서도 여름철에 '갑자기 엄지발가락이 아프기 시작했다'며 내원하는 환자가 늘어난다"며 "대부분은 질환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변형이 계절적인 신발 착용 때문에 증상으로 두드러진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아침 첫 발에 찌릿한 통증... 족저근막염, 방치하면 만성 염증으로
발바닥에는 걷거나 뛸 때 스프링처럼 충격을 흡수하고 아치를 유지해 주는 두꺼운 섬유띠인 족저근막이 있다. 젤리슈즈나 쪼리처럼 아치를 지지하지 않는 신발을 장시간 신으면 이 부담이 고스란히 족저근막에 집중된다.

선상규 원장은 "정상적인 신발은 중창(미드솔)이 아치를 어느 정도 받쳐줘 족저근막이 부담해야 할 하중의 일부를 나눠 갖는다"며 "그러나 젤리슈즈나 쪼리처럼 바닥이 평평하고 아치 지지가 전혀 없는 신발을 신으면, 그 부담이 오롯이 족저근막에만 집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태로 장시간 서 있거나 걷는 일이 반복되면 족저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쌓이고, 회복할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만성 염증인 족저근막염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족저근막염의 대표 증상은 아침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이다. 이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미 상당한 염증이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장시간 서서 근무하는 직업, 하루 1만 보 이상 걷는 경우, 비만, 평발 또는 요족,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이 뻣뻣한 경우라면 위험도가 특히 높다.

선 원장은 "발뒤꿈치가 아프면 단순히 피곤해서 그렇다고 여기기 쉽지만, 아침 첫발을 디딜 때 심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발에서 시작된 통증은 방치할 경우 전신 근골격계 통증으로 번질 수 있어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다음 기사에서는 선 원장과 함께 발 통증이 무릎과 허리로 번지는 구체적인 경로와, 여름철 발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신발 선택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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