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이나 청소년 시기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진단받으면 성인이 된 후 신경계 및 정신질환의 발병 위험이 특히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UCL) 등 공동 연구팀은 핀란드에서 1987년에 태어난 이들을 만 33세가 될 때까지 추적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어릴 적 ADHD 진단과 성인기 다양한 신경계 및 정신질환 발병 간의 연관성을 국가 규모의 코호트 데이터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1987년 핀란드에서 태어난 아동 52,594명을 대상으로 만 18세 이전 병원 외래 및 입원 진료에서 ADHD를 진단받은 기록을 수집했다. 이후 2020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질병·부상으로 병원을 방문한 기록을 종합해 성인기 건강 위험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 대상자 중 만 18세 이전에 ADHD 진단을 받은 비율은 전체의 0.43%에 해당하는 228명이었다. 분석 결과, 어린 시절 ADHD를 겪은 이들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성인이 된 후 신경계 및 정신질환 영역에서 높은 발병 위험을 보였다. 가장 위험도가 높은 질환은 뇌전증으로 일반인보다 위험이 무려 4.55배에 달했고, 우울증 같은 기분 장애는 2.45배,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을 포함한 물질 사용 장애는 2.26배 높았다. 이외에도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증 장애는 2.11배, 약물 중독 및 중독 관련 사고 위험도 2.30배 높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아동기 신경발달 장애가 성인기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ADHD의 핵심 증상인 부주의와 충동성은 성인기에도 위험 판단과 행동 조절에 영향을 미쳐 약물 오남용이나 중독 사고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뇌전증과 ADHD 사이에 공통된 유전적·신경생물학적 기전이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다비드 배티(David Batty) 교수는 "연구 대상자 중 ADHD 진단을 받은 이들은 성인이 된 이후 정신과적·신경학적 질환 부담이 뚜렷하게 증가했다"며, "적기에 적절한 치료적 개입이 이루어진다면 성인기에 나타날 수 있는 이 같은 중증 신경·정신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Pre-adult 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nd later adverse health outcomes: the 1987 Finnish birth cohort study, 성인 이전 ADHD와 이후 건강 문제: 1987년 핀란드 출생 코호트 연구)는 2026년 7월 국제 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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