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산모의 심혈관 건강이 좋지 않을수록 자녀의 발달지연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호쿠대학교 오세토 히사시(Hisashi Ohseto) 박사 연구팀은 8,238쌍의 모자(母子) 데이터를 분석해 임신 기간 산모의 심혈관 건강 수준이 자녀의 만 4세 발달지연 여부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임신 중 엽산이나 철분 섭취에는 관심이 높지만, 산모의 혈압·혈당·수면 등 심혈관 건강 전반이 자녀의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는 데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일본 미야기현 내 약 50개 산부인과에서 2013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임산부를 모집해 '도호쿠 메디컬 메가뱅크 출산·삼세대 코호트 연구(TMM BirThree)'에 등록된 모자 8,238쌍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후 자녀가 만 4세가 될 때까지 추적 관찰을 이어갔으며, 발달 평가는 평균 만 4.1세에 이뤄졌다. 산모의 심혈관 건강은 미국심장협회(AHA)가 제정한 LE8(Life's Essential 8) 지표로 평가했다. LE8은 ▲식이 ▲신체 활동 ▲니코틴 노출 ▲수면 ▲체질량지수(BMI) ▲혈중 지질 ▲혈당 ▲혈압 등 8가지 항목을 각각 0~100점으로 채점해 평균을 낸 뒤, 80점 이상이면 '우수', 50~79점은 '보통', 49점 이하는 '불량'으로 분류하는 도구다. 자녀의 발달 수준은 영유아(생후 1~66개월) 발달지연 선별을 위한 표준 검사(ASQ-3)를 활용했으며, ▲의사소통 ▲대근육 운동 ▲소근육 운동 ▲문제 해결 ▲개인·사회성의 5개 영역을 평가해 한 영역 이상에서 지연이 확인된 경우를 '발달지연'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산모의 심혈관 건강 수준이 낮을수록 자녀의 발달지연 비율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임신 중 심혈관 건강이 '우수'한 산모 1,752명의 자녀 중 발달지연 비율은 8.8%였던 데 비해, '보통' 수준(6,290명)의 자녀는 12.1%, '불량' 수준(196명)의 자녀는 16.8%에 달했다. 혼재 요인을 보정한 분석에서도 '우수' 그룹 대비 '보통' 그룹 자녀의 발달지연 위험이 1.30배, '불량' 그룹 자녀는 1.62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5개 영역별로 살펴보면, 심혈관 건강이 '불량'한 산모의 자녀는 ▲개인·사회성 영역에서 발달지연 위험이 2.23배로 가장 높았고, ▲문제 해결 2.03배 ▲대근육 운동 1.81배 ▲소근육 운동 1.78배 ▲의사소통 영역도 1.40배 순이었다. 연구팀은 임신 중 산모의 심혈관 건강이 태내 환경의 종합적 지표로 기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혈관 건강이 좋지 않으면 태반 기능 저하로 이어져 태아에 대한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줄고, 결과적으로 신경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개인·사회성 영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점은, 산모의 건강 상태가 자녀의 언어·운동 발달뿐 아니라 사회성 형성에까지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 오세토 박사는 "임신 중 산모의 심혈관 건강은 태내 환경의 질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라며, "식사·신체 활동·수면·혈압 등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것이 자녀의 발달지연 위험을 낮추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Maternal Cardiovascular Health During Pregnancy and Offspring Developmental Delay: 임신 중 산모의 심혈관 건강과 자녀 발달지연)는 2026년 6월 23일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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