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갈아입거나 자동차 문을 잡을 때 찌릿하면서 따가운 정전기가 오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정전기는 이름 그대로 흐르지 않고 멈춰 있는 전기라는 뜻으로, 특히 건조한 환절기와 가을,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정전기는 신체 곳곳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흔하게 나타나는 피부와 모발뿐 아니라 치아에서 느껴지는 찌릿함도 정전기의 일종일 수 있다. 정전기가 발생하는 이유와 정전기가 미치는 영향, 그리고 정전기 예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보자.건조하면 정전기 생기는 이유...”정전기 많이 생기는 사람 따로 있다”전기가 축적된 상태의 인체가 물체와 마찰하면 저장된 전기가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찌릿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것을 우리는 흔히 정전기라고 부른다. 공기 중의 습도는 인체의 전기를 흡수해 중성 상태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습도가 낮고 건조한 날씨에는 전기가 외부로 흡수되지 못하고 몸속에 저장되기 때문에 건조한 환경에서 정전기가 더 자주 발생하게 된다. 공기 중 습도뿐 아니라 피부 표면의 수분도 정전기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즉, 지성 피부보다는 건성 피부를 가진 사람에서 정전기가 더 빈번하다. 젊은 사람보다 고령인 사람이 정전기를 더 많이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점점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술과 커피를 즐기는 사람도 체내 수분이 체외로 배출되는 양이 많아 정전기 발생 빈도가 잦을 확률이 높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돼 화장실을 찾는 횟수가 늘고, 알코올 성분 자체가 이뇨작용을 촉진하기도 한다. 카페인 역시 이뇨작용을 유발하는데, 카페인을 섭취한 사람은 체내에 유입된 카페인 양의 2.5배가량의 수분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수 상태가 유지되기 쉬운 것이다.
피부·모발·청력 해쳐…’치아’에도 정전기 발생 가능정전기가 발생하면 일상생활에 불편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한 경우 피부의 가려움증이나 염증까지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드물기는 하지만 피부에 전기화상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정전기가 생길 때의 순간전압은 15,000V(볼트)에서 20,000볼트에 달한다. 이는 가스레인지 등 점화장치의 전기불꽃과 같은 수준으로, 화재를 일으키기에도 충분한 전압이다. 실제로 주유소에서 정전기가 화재의 원인이 되는 것도 순간적으로 높은 전압이 유증기를 점화시키기 때문이다. 모발과 청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전기는 모발 큐티클의 손상을 일으켜 머릿결을 상하게 만든다. 또한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다가 귀 부위에서 생긴 정전기는 고막을 파열시키거나 소리 인식 세포의 손상을 일으켜 이명 증세로 이어지기도 한다. 의외의 부위인 치아에서 정전기가 일어나 치아의 신경을 자극할 수도 있다. 구강 내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금속이 만났을 때 침이 전해질 역할을 하면서 순간적으로 전류가 통하는 ‘갈바닉 쇼크(Galvanic Shock)’ 현상이 나타난 경우다. 갈바닉 쇼크는 주로 치과에서 보철치료를 받은 후 금속 숟가락 등을 이용해 식사를 할 때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예민하지 않은 사람은 갈바닉 전기가 통해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지만, 전류에 민감한 환자는 치아가 찌릿한 것을 넘어 구강 점막이 불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일상 속 가을철 정전기 예방법 5이처럼 정전기는 일상생활 속에서 여러 가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정전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에 실천해 볼만한 정전기 예방법 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양말부터 벗는다옷을 벗을 때는 양말부터 먼저 벗어볼 것을 권장한다. 양말을 먼저 벗으면 정전기가 발생하기 전 전기가 땅으로 흘러나가 정전기가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벗은 옷을 세탁할 때는 적절한 섬유 유연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2. 모발을 보습한다모발 보습을 위해 샴푸 후 린스와 헤어 에센스 등의 제품을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머리카락을 건조할 때는 최대한 마찰이나 수분 손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연 상태에서 말리고, 머리를 빗을 때는 빗을 물에 살짝 적셔서 사용하면 정전기를 줄일 수 있다. 3.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한다정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의 수분을 유지해 주는 것이다. 가습기나 젖은 수건 등을 이용해 평상시 실내 습도는 50~60% 내외로 유지해 주고,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피부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물을 자주 마셔서 체내 수분도 보충해 주어야 한다. 4. 악수 전 3초가량 손톱을 먼저 댄다사람과 악수를 하거나 물건을 만질 때 유독 정전기가 많이 오른다면 손을 대기 전 3초가량 손톱을 먼저 대어 정전기가 빠져나가도록 해보자. 손톱은 신경 조직이 없어 정전기를 잘 느끼지 못하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손톱을 대어 보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손에 입김을 불어 습기를 만드는 것도 정전기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5. 치아 보철물을 교체한다식사 시에 갈바닉 쇼크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용하는 수저를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바꾸면 대부분 해결이 가능하다. 만약 이런 대처에도 찌릿한 느낌이 계속된다면 치과에 방문해 보철 치료 부의의 교합면을 정리하거나, 세라믹과 같은 재질의 보철물로 교체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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