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를 지나는 여성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입덧’이다. 입덧은 보통 마지막 생리 후 4~7주가 지난 시기부터 시작해 14~16주까지 이어지는데, 전체 임산부 가운데 약 70~85%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입덧을 하는 일부 임신부 중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하기 어려울 만큼 심한 입덧을 하고, 임신 말기가 가까울 때까지 구역질과 구토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단순한 입덧을 넘어선 상태로, ‘임신오조’라고 하는 증상일 수도 있다. 임신오조가 심할 경우, 자칫 산모와 태아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오조란 무엇일까?증상 심하고 오래가는 입덧이라면 ‘임신오조’ 의심해야임신오조는 임신 중 발생하는 심각한 구역질과 구토 증상으로, 일반적인 입덧과 증상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도가 훨씬 심각하고 장기간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임신오조는 전체 임신의 약 0.3~3%에서 발생하며, 임신 초기 임산부의 입원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임신 전체 기간으로 보았을 때도 조기 진통 다음으로 흔한 입원 요인으로 손꼽힌다. 임신오조는 정확한 진단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입덧보다도 더욱 지속적이고 심각한 구토 증상과 함께 임신 외에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려울 때 진단된다. 임신오조를 진단할 때 흔하게 관찰되는 증상으로는 △임신 전 체중의 5% 이상 감소 △급성 탈수 △소변에서의 케톤 검출(케톤뇨) 등이 있다. 보통 입덧은 14~16주가 지나고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가라앉는 경우가 많지만, 임신오조는 그 이후에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오히려 심해지기도 한다. 발생 원인 또한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시상하부와 부신, 갑상선, 난소, 태반 등의 내분비계 영향과 면역학적, 신경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임신오조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다태임신(쌍둥이) △첫 임신 △비만 △가족력 등이 임신오조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소라고 알려져 있다.영양 부족해져 산모와 태아 건강까지 해칠 수도임신오조의 가장 큰 문제는 임신부와 태아 모두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심한 구토와 구역질로 인해 임신부는 △탈수 △전해질 불균형 △심각한 체중 감소 등을 겪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임신부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영양 결핍이 심해져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나빠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구토를 지속하다 보면 위나 식도, 치아 등에까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심리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데, 반복적인 구토와 체력 저하로 인해 임신부에게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마음의 병이 생길 수도 있다. 태아의 경우, 산모가 심한 영양 결핍 상태에 빠지면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저체중아로 태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임신 초기에는 태아의 신경관과 장기 형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임신부의 영양 결핍이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초기부터 증상 관리해야…필요시 약 복용해도 돼임신오조는 일반적인 입덧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입덧 초기부터 증상을 잘 관리하는 것이 임신오조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만약 구토 증상이 심하다면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을 잘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물을 한꺼번에 다량으로 마시다 보면 오히려 구토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소량의 물을 자주 마시면서 탈수를 방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자극적이지 않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말린 음식이나 고단백 식품은, 소화가 쉬운 과일과 같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서 산모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운동을 하려고 움직이기보다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체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음식을 아예 먹지 못할 정도로 몸이 힘들다면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아 영양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좋다. 임신 중에 복용할 수 있는 입덧약을 복용하면 되는데, 보통 비타민 B6나 항히스타민제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이들은 산모와 태아에게 문제를 주지 않는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입덧약은 증상이 심할 때 가라앉히는 목적인 만큼, 매일 먹을 필요가 없다. 만약 약을 복용하기 꺼려지거나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약을 복용하기 전 의사와 미리 상의해 본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해도 된다. 임신 계획 단계에서부터 입덧과 임신오조를 예방하는 방법도 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임신 전에 종합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한 여성에게서 구토 등의 입덧 치료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임신오조의 빈도와 중증도를 줄이기 위해 임신 한 달 전부터 미리 비타민을 꾸준히 복용할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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