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지질 수치에서 콜레스테롤과 더불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중성지방’이다. 중성지방 또한 혈액 속을 떠다니는 지질의 한 종류이지만, 생성 경로부터 몸속에서의 역할과 기능까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이나 HDL 콜레스테롤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중성지방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이전 기사 ㄴ ‘심혈관 건강의 척도’ 콜레스테롤 제대로 알기 ②HDL 콜레스테롤복부비만 유발하는 ‘중성지방’, 온갖 질환의 신호탄체내에서 합성되는 지방의 한 종류인 ‘중성지방’. 중성지방은 체지방의 약 90%를 이루고 있으며, 신체 활동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보통 인체가 주로 사용하는 에너지원인 포도당은 음식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데, 사용하고 남은 잉여 에너지는 간에서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되거나, 지방세포 속으로 들어가 중성지방으로 저장된다. 인체가 에너지원을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다시 꺼내 쓸 수 있도록 체외로 배출하지 않고 몸에 쌓아두는 것이다. 문제는 중성지방이 주로 내장지방 형태로 저장된다는 것이다. 내장지방은 복강 내 내장 주변에 존재하는 지방으로,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복부비만으로 이어지게 된다. 복부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과 심혈관질환, 각종 근골격계 및 소화기계 질환 등 수없이 많은 질병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허리둘레가 90cm, 성인 여성은 85cm 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진단하는데, 외관상 말라 보이거나 정상 체중이라고 하더라도 체지방률이 남성 25%, 여성 30% 이상이라면 중성지방이 많이 쌓여 있는 마른 비만이라고 할 수 있다. 혈액검사상 중성지방 수치도 중요한 기준이다.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 미만일 때 정상 수치로 판단하며 150~199mg/dL라면 경계, 200mg/dL 이상이면 위험 수치로 고중성지방혈증으로 진단한다. 만약 중성지방 수치가 500mg/dL 이상으로 높은 경우에는 심혈관계 합병증 외에도 급성 췌장염이 발생할 위험이 급증하기 때문에,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할 것이 권장된다. 특히 성별과 연령에 따라 중성지방 수치 변화가 큰 편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10세부터 40세까지 중성지방 수치가 빠르게 증가하다 40~60세에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60세 이후부터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여성은 30대까지는 중성지방 수치가 매우 낮게 유지되다 40대 중반 이후로 증가하기 시작하고, 65세 이후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와 근육량 저하에 따른 기초대사량 저하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생활습관 교정이 관건…조절되지 않는다면 약 복용해야중성지방은 LDL과 HDL 콜레스테롤과는 달리 소모 가능한 에너지원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LDL과 HDL 콜레스테롤은 주로 세포막 구성, 호르몬 합성, 콜레스테롤 운반 역할을 하므로 에너지원으로 소모되지 않는 반면, 체내에 쌓여 있는 중성지방은 신체가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충분히 정상 범위로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중성지방은 간에서의 합성보다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 영양소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식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이때 지방 섭취량만 조절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사실 지방도 중요하지만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체내 분해가 빠른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단당류는 그만큼 중성지방으로의 전환이 빠르기 때문에 섭취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중성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일 총 섭취 열량 가운데 탄수화물의 비율이 최대 65%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흰쌀밥 대신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먹고, 정제 밀가루로 만든 빵 대신 통밀빵, 호밀빵 등의 복합탄수화물을 선택하면 된다. 체내에 쌓인 중성지방을 소모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할 때는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모두 소모하고, 그 이상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중성지방에서 끌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중성지방을 소모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운동의 강도는 개인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좋은데, 보통은 주 3~5회, 최소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할 것이 권장된다. 만약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중성지방 수치가 내려오지 않는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총콜레스테롤이나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스타틴을 병용하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 중성지방 수치 조절에는 ‘피브린산 유도체’와 ‘오메가-3 지방산’ 등을 주로 사용한다. 피브린산 유도체는 간에서 지단백 대사를 조절하여 중성지방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며, 오메가-3 지방산은 지방산 분해를 촉진하고 중성지방 합성을 줄이기 때문. 특히 피브린산 유도체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도 약간 높여주는 효과가 있기에, 중성지방 수치가 높고 HDL 콜레스테롤은 낮은 환자에게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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