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World AIDS Day)이다. 1988년 1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세계보건장관회의에서 148개 참가국들이 에이즈 예방을 위한 정보 교환, 교육 홍보, 인권 존중 등을 강조한 ‘런던선언’을 채택하면서 제정됐다. 1981년 미국에서 관련 사례들이 처음으로 보고된 이래 40년새 에이즈는 불치병에서 만성질환으로 변화했다. 이를 가능케 한 에이즈 검사와 치료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HIV는 AIDS의 원인 바이러스, 그러나 HIV 감염≠AIDS에이즈(AIDS)는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의 약자로, 후천성면역결핍증을 뜻한다. 에이즈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에 의해 면역세포가 파괴되어 면역기능이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HIV에 감염됐다 해서 무조건 에이즈가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적 잠복기는 감염에서 발병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하는데, HIV가 인체 내에 침입하여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의 임상적 잠복기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5년 이상까지로 알려져 있다. HIV 감염의 경과는 급성 증상, 임상적 무증상기, 증상 발현기 등 총 3단계를 거친다. HIV에 감염된 환자의 30~50%가 발열, 근육통,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통, 피부발진 등 비특이적인 증상을 보이며, 일반적으로 감염 후 평균 1개월 전후에 증상이 나타나며 10~15일가량 증상이 지속된다. 급성 감염기의 증상이 없어진 후 에이즈 발병 전까지를 임상적 무증상기라고 하는데, 평균적으로 약 8~10년 동안 특이 증상 없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사람마다 이 기간은 다양한데, 증상이 없더라도 타인에게 전파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증상기를 거친 후 체중감소, 피로, 식욕부진, 불면증 등의 전구 증상을 보이는 초기 증상기 이후 면역세포 수에 따라 기회감염 또는 악성종양의 질환이 나타나는 후기 증상기가 나타난다.
HIV는 혈액, 성 접촉, 모유 등의 체액을 통해서 감염되며, 약 99%가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HIV 감염인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 한 번의 성관계로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위험한 성접촉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이다. 질병관리청은 △익명·즉석만남 파트너와의 성접촉 △성 파트너의 잦은 변경 △성매매를 통한 성접촉 △혈액 접촉이 일어날 수 있는 성관계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등의 위험한 성접촉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HIV 검사, 빠를수록 좋다HIV 감염이 의심된다면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앞서 말했듯이 HIV에 감염되면 증상이 없더라도 타인에게 전파 위험이 있을뿐더러 최근에는 이 바이러스를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어 에이즈가 발병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검사를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없더라도 체내에서는 잠복한 바이러스가 면역세포를 서서히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HIV 검사는 성접촉 후 바로 검사하면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을 수 있다. 인체 내로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이에 대항하여 면역 항체가 형성되는데, 에이즈 검사는 혈액 속의 항원이나 항체를 측정하여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하지만 검사에서 나타날 정도의 항체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3세대와 4세대 검사 방법들은 4주째(28일) 검사가 95%, 3개월째(90일) 검사가 99.9%의 정확도를 나타낸다. 특히, 4세대 검사 방법은 항체만을 측정하던 1, 2, 3세대 방법과 달리 항원까지 동시에 측정해 더 빨리 결과를 알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노출 행위가 있은 지 약 4주 경에 검사를 하되, 그 검사 결과가 음성일 경우 이후 재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에이즈(HIV)는 보건소에서 무료로 익명 검사가 가능하다. 하이닥 비뇨의학과 상담의사 변상권 원장(연세에스비뇨의학과의원)은 “보통은 4주째가 정확하지만 새로 나온 검사 방법은 좀 더 이른 시기에 결과를 알 수 있고, 10분 이내에 결과를 알 수 있는 신속 키트도 개발이 되어 있다”며, “과거처럼 6개월씩 기다리지 않고 편리하게 결과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U=U(Undetectable=Untransmittable), 미검출=감염불가에이즈 예방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그러나 HIV 감염인이 꾸준히 치료약을 복용하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키지 않는다. 물론 완치는 어렵지만, 치료제로 인해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한 생활이 가능한 만성질환이 된 것이다. HIV 감염자가 복용하는 치료제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로서 HIV의 증식을 억제하여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약이다. HIV 감염이 확진되면 가능한 빨리 항바이러스 치료를 할 것을 권고한다.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약 2주일 후에 바이러스 수가 감소하여 8주가 되면 혈중 바이러스 농도검사에서 바이러스가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효과가 있다. 체액 속에 바이러스 농도가 감소되면 타인에 대한 감염력도 현저히 감소된다. 그러나 약을 중단할 경우 다시 바이러스가 증식하므로 에이즈 치료제는 한 번 복용을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 항레트로바이러스제는 복용법을 95% 이상 정확히 지켜 복용하기만 하면 HIV 감염인의 수명을 30년 이상 연장시킨다. HIV와 에이즈에 대해 궁금한 사항은 에이즈상담센터(☎1599-8105, aids114.or.kr)로 문의할 수 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변상권 원장 (연세에스비뇨의학과의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