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지표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의 악몽에서 점점 벗어나는 가운데,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해 세계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기존 변이보다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새롭게 발견된 XBB.1.16은 오미크론 하위 변이로 기존에 등장했던 어떤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 및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도쿄 대학교(The University of Tokyo) 연구진은 "XBB.1.16의 전염력이 지금까지 전파력이 가장 강했던 XBB.1.5 보다 1.2배 강하다"라고 말하며, "이른 시일에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고로, XBB.1.5는 세계적 우세종으로 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확진 사례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XBB.1.16가 처음 발견된 인도의 경우 지난 2월만 해도 하루에 보고되는 확진자가 100명대였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한 이후에는 1만 명 대로 크게 증가했다. 때문에, 몇몇 지역에서는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부활하기도 했다. XBB.1.16 확진자를 접한 인도 의료진의 보고에 따르면, 이 새로운 변이는 열과 인후통과 같은 기본적인 코로나 증상 외에 △결막염 △안구충혈 △눈 가려움증 등의 안구 질환을 동반한다. 특히, 어린이·청소년들에게서 이러한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 세계로 퍼지는 신종 변이, WHO는 관심 변이로 지정해XBB.1.16은 이미 빠르게 전 세계로 전파되는 중이다. CDC의 통계에 따르면, 25일 기준 미국과 중국, 홍콩 등 최소 34개국에서 감염자가 나왔으며 현재 전 세계 코로나 확진 사례의 4.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벌써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도 발생했다. 영국 보건안전국(UKHSA)은 "지난 2월 영국에서 처음 XBB.1.16 확진자가 보고된 후 지금까지 135건의 감염 사례와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라고 발표하며, "현재 XBB.1.16은 영국에서 가장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이에 WHO는 XBB.1.16를 관심 변이(VUM) 목록에 추가하고 목동자리에서 가장 큰 별의 이름을 딴 '아크투루스(Arcturus)'라는 별명도 붙였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한 이후 WHO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더 위험할 우려가 있는 변이 바이러스를 관심 변이로 지정하고 추적하고 있다. WHO 기술 책임자인 마리아 판 케르코베(Maria Van Kerkhove)는 "XBB.1.16은 세계적 우세종인 XBB.1.5와 구조가 매우 비슷하지만, 스파이크 단백질에 추가적인 돌연변이가 있다"라고 설명하며, "XBB.1.16이 인도 등지에서 유행하던 다른 변이 바이러스를 빠르게 밀어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WHO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XBB.1.16는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나 점점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위중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국내에도 이미 감염 사례 있어XBB.1.16 변이는 이미 국내에도 상륙했다. 26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활총괄단장은 "지난 3월 9일 XBB.1.16 변이가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되었으며, 지금까지 152건의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라고 밝히며, "계속해서 XBB.1.16의 발생 추이를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확진자의 수는 하루 평균 1만 2,609명으로 전주 대비 18.0% 증가했다. 임 단장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수가 지난주에는 증가세였지만, 이번 주부터는 다시 주춤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방역 상황에 큰 변화를 줄 만큼 규모가 큰 유행사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이달 말~다음 달 초에 열리는 WHO 국제보건규칙 긴급위원회의 코로나19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 여부에 따라 국내 위기 단계를 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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