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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품 알레르기 대처법의 첫걸음, 생후 4~6개월 이유식이 관건
생후 4~6개월 영유아의 이유식 식단에 소량의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식품 알레르기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식품 알레르기는 영유아의 5~7%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으로, 성인보다 아동의 유병률이 훨씬 높다.



식품 알레르기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식품 알레르기는 땅콩이나 계란 같은 특정 식품에 노출되면, 면역계가 음식물 성분 중 일부를 항원(알레르겐)으로 인식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보통 피부 가려움이나 두드러기,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되나, 알레르겐이 체내로 들어오면 △호흡곤란 △어지럼증 △저혈압 △전신 면역반응(아나필락시스)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전체 인구 중 3.8~5.1%가 식품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레르기 유발 식품, 유아기부터 접하는 게 좋아과거에는 부모나 형제 중 한 명 이상이 알레르기 병력을 가진 경우, 알레르기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최대한 늦게 접하도록 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장기와 면역 시스템이 발달해 알레르기 유발 식품에 내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2000년 미국 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AAP)에서는 '우유는 1살, 달걀은 2살, 땅콩과 견과류, 생선은 3세 이후부터 먹이는 것이 좋다'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방법에 큰 변화가 생겼다. 먼저, 2008년 미국 소아과학회는 "알레르기 예방을 위해 알레르기 유발 식품 섭취를 늦추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라고 발표하며 이전의 입장을 번복했다. 이후 2013년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의 데브라 팔머(Debra Palmer) 교수와 연구진이 영유아기부터 달걀을 섭취하면 달걀 알레르기가 발생할 확률이 적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등 이른 유아기부터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접하는 것이 알레르기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전과는 다른 예방법이 제시됐다. 2015년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 KCL) 기데온 라크(Gideon Lack) 소아 알레르기과 교수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을 통해 알레르기 고위험군 영유아라도 이유식 식단에 땅콩 등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추가하면 식품 알레르기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연구진은 생후 4~11개월 된 알레르기 고위험군 영아 64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는 매주 3회 이상 24g의 땅콩 또는 소량의 땅콩버터를 먹였고, 다른 집단에는 땅콩을 전혀 먹이지 않았다. 그 후 참가자들이 5살이 되었을 때 땅콩 알레르기 검사를 실시한 결과, 땅콩을 먹지 않았던 집단의 땅콩 알레르기 발생률(17.2%)이 땅콩을 계속해서 먹은 집단(3.2%)보다 5배 이상 높았음을 발견했다. 최근에도 비슷한 연구 내용이 발표되었다. 2022년 12월 영국 사우스햄턴 대학교(University of Southampton)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를 통해, 생후 4~6개월부터 이유식 식단에 소량의 땅콩버터를 넣어 먹이면 땅콩 알레르기 위험을 77%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현재 세계 각국에선 생후 4~11개월의 알레르기 고위험군 영유아의 이유식 식단에 땅콩 등이 포함된 음식을 추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달걀이나 견과류 등 알레르기 유발 빈도가 잦은 식품을 생후 4~6개월부터 먹이기 시작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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