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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임신 중 한 모금의 알코올, 태아에게 '이것' 유발
임신 중에 마시는 단 한 모금의 알코올도 태아에게 치명적인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임신부가 임신 중 알코올을 섭취했을 경우, 출산 직후는 아니더라도 성장 과정에서 정신적·신체적으로 2차 장애를 겪는 아기가 1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모의 음주로 발생하는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Fetal Alcohol spectrum disorder, FASD)'이다.



임신 전후로 마시는 알코올은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가임기 여성 음주율 점차 증가… FASD 유발 가능↑'2020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국내 만 19세 성인의 월간 음주율은 남성 70.2%, 여성 47.8%로 나타났다. 남성의 월간 음주율은 10년 전(77.8%)과 비교해 7.6% 감소했지만, 여성은 10년 전(43.3%)에 비해 4.5% 증가했다. 더욱이 가임기 연령대의 음주율이 50대 이상 음주율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임신부의 음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신 중 음주는 유산, 사산, 조산, 영아 돌연사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고, 자녀에게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Fetal Alcohol spectrum disorder, 이하 FASD)를 유발할 수 있다.'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FASD)'는 임신부가 임신 중 음주를 함으로써 태아에게 신체적 기형과 정신적 장애가 나타나는 선천성 증후군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시아 서태평양 지역의 경우 여성의 8.6%가 임신 중 알코올을 섭취하고, 1만 명의 신생아당 12.7명이 FASD를 가지고 있다고 예상한다.FASD는 음주량, 음주 횟수, 음주 시기와 관계없이 태아의 발달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임신 초기의 음주는 더 심각한 영향을 준다.FASD 영향을 받은 아이들은 학습장애, 과잉행동 장애, 조정기능 부전, 언어발달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에 제때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범죄자나 약물 중독자, 사회적 외톨이 등 사회 부적응자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또한 FASD 환자들의 평균 사망 나이는 34세이며, 이들은 일반인보다 자살 위험이 5배 이상 높다.100% 예방 가능한 FASD, 조기 진단 중요FASD는 다른 어떠한 원인도 아닌 오직 엄마의 임신 중 알코올 섭취로 인해 나타난다. 따라서 임신 중 술을 마시지 않는 것만으로도 100% 예방할 수 있다. 임신 중 술을 마시면 태반 혈관을 수축시켜 태아에게 전달되어야 할 영양분과 산소 공급을 감소시킨다. 또한 술을 마시면 임신부의 혈액을 타고 알코올이 태아에게 전달되어 태아의 뇌에 손상을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조직, 장기, 기관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한다. 장애가 바로 확인되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 FAS)과 달리, FASD는 장애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010년에 FASD 조기 진단법이 개발됐다.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과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신생아 태변에 있는 알코올 대사물질인 FAEEs(fatty acid ethyl esters)를 측정, 정량화하는 방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함에 따라 FASD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임신 중 알코올 노출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 FAEEs는 태반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태변에서 측정되는 FAEEs 용량은 곧 태아가 알코올에 얼마큼 노출되었는가 하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한정열 교수는 "기존에는 FASD 의심 환아들은 최소 1년 이상은 되어야 미세한 변화가 나타나, 진단이 매우 어려웠지만 이번 연구로 태변 내 알코올 수준 측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FASD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돌출 턱, 짧은 코… 임신 전 3개월 동안 마신 술이 아이 얼굴 바꿔임신 중 알코올 섭취는 FASD 위험을 증가하고, 임신 전 3개월 동안 마신 술은 아이의 턱과 코 등 얼굴 모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임신 전 마신 술이라도 태아의 비정상적인 안면 발달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임신 준비 때부터 알코올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Erasmus Medical Centre)'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태아기 알코올 노출과 어린이 얼굴 모양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에 게재했다.연구팀은 9세 어린이 2,149명과 13세 2,477명의 얼굴 사진을 3차원 이미지로 변형한 후 얼굴 모양의 200가지 특징을 포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런 다음 산모의 알코올 소비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9세 어린이의 출생 전 알코올 노출과 얼굴 모양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임신 3개월 전을 포함해 임신 기간 동안 산모가 술을 많이 마실수록 아이는 코가 짧아지거나, 코끝이 비뚤어져 있었다. 돌출된 턱이나 움푹 파인 눈도 관찰됐다.임신 기간 내내 술을 마신 산모의 경우, 일주일에 12g 미만으로 아주 적게 마셨더라도 알코올 섭취가 아이의 특정한 얼굴 모양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단, 알코올과 얼굴 모양 사이의 연관성은 아이들이 나이가 들수록 약해졌으며, 13세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의 저자 로슈프킨(Roshchupkin) 박사는 "아이들의 얼굴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이며, 연구 결과를 봤을 때 "알코올이 우리 생각보다 건강에 더 큰 악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임신 전이라도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알코올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산모가 정기적으로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FASD)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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