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유명인이 남편의 외도로 인한 이혼 소식을 알렸다. 결혼 당시 두 사람 모두 선남선녀로 큰 관심을 모았던 만큼, 이들의 이혼도 곧바로 큰 화제가 되었다. 이처럼 요즘 각종 미디어에는 이혼 위기의 부부관계 관련 이야기와 뉴스들이 유독 넘쳐난다.
줄어드는 혼인 건수, 하지만 늘어나는 황혼 이혼세계경제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 2019'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율)은 2016년을 기준으로 2.1명으로, 1991년(1.1명)과 비교해서 2배가 늘었으며 OECD 평균인 1.9명을 넘었다. 아시아에서는 1위에 해당하며, OECD 전체 회원국 중 9위를 기록했다. 물론, 2021년부터 이혼율이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나, 이는 전체적인 혼인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혼인건수는 2016년 처음으로 30만 건 아래로 떨어졌으며, 2020년에는 21만 3,502건까지 감소했다. 반면, 황혼이혼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결혼 생활을 20년 이상 지속한 부부가 이혼하면 황혼이혼으로 규정하는데,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에 혼인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인 황혼이혼 건수가 3만 8,446건을 기록해 전체 이혼 건수 중 34.7%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혼인 지속 기간이 30년 이상인 황혼이혼 건수가 전체 이혼의 17.6%를 자치했다, 2011년에 황혼이혼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불과했던 사실을 고려하면 10년 사이에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혼율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개인의 행복을 더 중시하는 사회로의 변화'와 '이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두 가지를 꼽았다. 통계청이 실시한 이혼관련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2008년만 해도 이혼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수가 과반수인 58.6%를 넘었으나 2020년 조사에서는 30.3%까지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2012년부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드시 '결혼을 할 필요가 없다'라는 인식이 사회에 자리 잡으면서, 이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도 변화가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이혼 사유 부동의 1위는 바로 '성격차이'이며, 그 뒤를 '경제적 원인'과 '배우자 부정'이 뒤따르고 있다.
이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2020년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University of Copenhagen) 쇠렌 샌더(Søren Sander)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혼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정서적·신체적인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시카고 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 연구진이 50세 이상 중년 미국인 9,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혼한 남녀나 독신의 심장 건강이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보다 비교적 나쁜것으로 밝혀졌으며, 심장병, 당뇨, 암과 같은 중증질환에 걸릴 위험도 20% 더 높았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과 사회적으로 고립될 위험도 컸다.또한 2013년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65세 중년남녀 9,535명(남 3,918명, 여 5,617명)을 대상으로 결혼 여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혼이나 별거 중인 사람의 건강 상태가 결혼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혼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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