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던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이슈로 '마약'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과연 우리 한국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있는 마약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마약 남용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하이닥과 주준경(위례중앙약국) 하이닥 상담약사가 나섰다.
대부분 사람들은 대마초가 의료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극히 적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약물 중 하나인 펜타닐도 말기 암 환자 등 중증질환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진통제다.문제는 약물 사용의 목적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적발되고 있는 대부분의 대마초 사용은 대마초의 환각 작용을 즐기기 위한 ‘오락용’이며, 대마초가 합법인 나라도 다르지 않다. 또한, 대마초가 약물 중에서도 약한 축에 속한다는 오해도 사회에 팽배하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대마초가 아주 약한 마약이라는 반박
2012년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에 기고된 논문 ‘Ranking Drugs and Alcohol by Overall Harm’에선 영국 의과학자들이 '담배', '알코올', '대마초' 등을 포함한 20개의 물질에 대해 평가를 시행했다. 평가 결과, 대마초 합법론자들이 ‘대마초는 아주 약한 마약’이라고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대마초는 20개의 물질 중에서도 중급 수준에 속하는 마약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마약으로 취급하는 'LSD',' GHB(속칭 물뽕)', '까트(Khat)', '환각 버섯' 등 보다 대마초가 높은 수준의 해악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궐련형 대마초는 담배보다 더 많은 타르를 함유하며, 함유된 발암물질도 적지 않다. 특히, 뇌에는 대마초의 주성분인 THC가 결합하는 수용체가 있음이 밝혀졌다. 대마초를 하면 이 부분이 활성화되어,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감정의 증폭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또한, 장기 복용 시에 '단기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이다. 대마초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연구가 진행 중이며, 과학자들도 아직 대마초의 안정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대마초가 합법인 네덜란드는 마약중독자의 4분의 1이 대마중독자이다. 이는 대마초가 약한 마약이 아니라는 다른 증거이다.
대마초의 치료 효과가 합법화와 상관없는 이유
현재 대마초의 효능에 대해 FDA가 승인한 적응증은 '만성 통증', '다발성 경화증'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적응증에 대해서 연구 중에 있다. 또한, 최근에는 뇌 관련 질환에 대한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치매의 대표적인 이유인 신경세포의 아밀로이드(Amyloid) 침착된 부분을 다시 역전시켜준다는 연구가 진행 중이며, 2016년 신경학회지 란셋 뇌과학(Lancet Neurology)에서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 137명에 대해 12주 동안 대마초 성분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증상의 36.5%가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미국의 30여 개 주에서는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진행된 대부분의 연구가 환각을 일으키는 대마유래성분(THC) 성분이 아닌 칸다비디올(CBD) 성분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라는 점이다. 소아발작 등 외에도 대마의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가 있으나, 이는 CBD만을 추출한 오일을 사용한다. THC는 대마초의 부작용인 식욕증진을 이용하여 암 환자나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AIDS) 환자의 식욕 증대를 위해서 쓰인다. 또한, 오히려 CBD를 사용해 THC의 중독을 치료한다. 대마초 중독을 대마초로 치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생긴 것이다. 매년 대마초 개량종이 나오고 있는데, 점점 치료 효과와 무관한 환각 성분인 THC의 함유량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치료 목적으로 합법화를 하는 이유가 무색해진다.또한, 현재 마약으로 취급받는 물질들은 이미 의료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모르핀, 암페타민, 메스암페타민, 엑스터시 등 모두 의료 용도로는 합법이나 일반인에겐 불법인 상황에서 대마초만 예외를 둘 수는 없다.
대마초가 인체에 주는 악영향
대마초는 정신적과 신체적으로 모두 영향을 준다. 대마초를 하게 되면 망상이나 공상을 증폭시키는데, 이는 불안과 공황을 야기할 수 있다. 이는 급성 정신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며,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 장기적으로 대마초 사용은 뇌의 신경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2015년 호주 가톨릭대학교(ACU, Australian Catholic University) 임상심리학자인 킴벌리 머큐리(Kimberly Mercuri)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기적인 대마초 사용은 기억중추와 인지 처리 과정에 손상을 주어 과거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앞으로도 일어난 일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나타났다. 특히,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s)에 명백한 영향을 주어 정상적인 사고 계획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독일 함부르크-에펜도르프 대학교 의료 센터(UKE, University Medical Center Hamburg-Eppendorf) 연구진의 2016년 발표에 따르면 대마초 중독자들이 유년기(7-13세)에 비교하여 장년층(38세) 때 IQ가 떨어진 연구결과 또한 존재한다. 연구진은 “지속된 대마초 오남용은 뇌의 해마 또한 부피가 감소하는 등 뇌 신경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라고 설명했다. 대마초로 인해 운동능력의 감소로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독일 할레 마르틴 루터 종합대학교 (MLU, Martin Luther University of Halle-Wittenberg) 울리히 W 프리우스(Ulrich W Preuss)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마초 사용이 교통사고 위험을 50%가량 증가시킨다. 이 수치는 음주 운전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킬 확률보다 3배에서 최대 7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 또한, CHS(Cannabinoid hyperemesis syndrome)로 24~48시간 동안 구역, 구토를 통제하지 못하여 사망한 사건도 보고되었다. 대마초는 성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2009년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소(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장기적인 대마초 사용은 고환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연구진은 대마초 성분이 고환 암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비정상피종의 발병 위험을 최대 70%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마합법화 이후, 미국 콜로라도 주 응급실 환자의 2%가 대마초 사용자로 확인되었다. 이 환자들은 정신이상으로 자살시도, 우울증, 불안, CHS로 인한 구토 등으로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대마초 중독 치료
대마초에 중독되면 대마초를 하지 않는 시간엔 피곤과 권태가 주로 느껴진다. 대부분의 시간에 잠들어있거나 피곤함을 느끼며, 에너지를 많이 필요한 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비현실적인 생각에 집착하며, 현실적인 문제들을 등한시하게 되며 현실감각이 무뎌진다. '우울증', '피해망상' 등이 주로 느껴지며 심해지면 '조현병'이 생기거나 반사회적 행동이 커진다. 대마초의 환각을 나타내는 성분인 THC는 지용성이라 지방층에 주로 저장되며, 잘 배출되지 않아 수주 간에 걸쳐 서서히 체내에서 배출된다. 불면, 과민,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중단 후 최대 일주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식욕이 극단적으로 줄어들며 음식을 강제로 먹으려 하면, 구토를 하게 되어 섭식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마초를 치료하는 약은 없으며, 구토를 위해선 외국에선 캡사이신 크림을 복부에 바르는 경우가 있다. 무엇보다 시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약사 주준경 약사(위례중앙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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