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던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이슈로 '마약'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과연 우리 한국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있는 마약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마약 남용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하이닥과 주준경(위례중앙약국) 하이닥 상담약사가 나섰다.
가장 익숙한 마약 중 하나인 대마초는 기원전부터 중국, 인도 등 각지에서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대마초는 통증 조절에 효과가 있어 진통제로 주로 사용했으며, 한국에서는 대마를 실의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에는 환각 작용을 즐기려 대마초를 흡연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는 1937년 대마초의 오락용 흡연이 많아지면서 연방정부가 대마초 세법을 제정했으며, 1970년대에는 대마초를 마약류로 규정했다. 국내의 경우, 1960년대 주한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대마초가 퍼지기 시작해서 1970년대에는 대학가와 연예계로 퍼졌다. 이에, 정부는 1976년부터 대마관리법을 제정하고 본격적으로 단속을 시작했다. 이후, 2000년대 마약 관리법이 제정되고 지금까지 대마초 흡연은 금지되고 있다.
대마초
대마초는 대마의 잎과 꽃에서 얻는 마약류의 물질을 말하며, 마리화나라고도 한다. 국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칸나비스 사티바 엘(Cannabis sativa L)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였다. 이 중에서 ‘THC’(delta-9 tetrahydrocannabinol) 성분이 환각 작용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마는 진정 효과가 강한 식물로 다운필(Down feel) 계열의 식물이다.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카나비스(Cannabis), 마리화나(Marijuana), 위드(Weed), 떨 등의 속칭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선 대마초의 생산이나 소비가 모두 불법이지만, 해외에서는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합법화가 된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와 캐나다가 있고, 미국은 주에 따라 다르다. 독일과 체코 등지에서는 치료 목적의 대마가 합법화되었다.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동아시아 최초로 제한적인 의료용 사용을 인정하였다.
의료 목적 또는 삼베나 건강식품으로 먹는 헴프 시드를 위한 대마는 헴프(Hemp)라고 부르며, 마약용으로 부를 때는 카나비스(Cannabis)라고 표현한다.
의료용 목적으로도 사용되는 대마초
대마초는 오래 전부터 약재로 사용되었다. 기원전 3,000년 쯤에 대마초의 연기를 흡입하였다는 흔적이 나오며,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마취제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의학에서는 ‘마인’(麻仁), ‘마자인’(麻子仁)이라는 약재로 씨앗 껍질을 완전히 제거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궐련형 담배 형태의 흡연용 대마초는 20세기 초반 멕시코 이주민과 함께 미국에 유입되었다. 멕시코 혁명으로 멕시코 피난민들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미국 남부지역을 필두로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1937년 대마초 세법(Marijuana Tax Act)로 첫 대마초 규제가 생겨났으며, 그로부터 30년 뒤 히피 문화로 다시 유행이 시작되었다. 2010년대에는 전 세계 인류의 2.7%-4.9%가 대마초를 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1억 3천만 명에서 2억 3천만 명에 달하는 숫자이다. 대마초는 480여 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을 가지고 있다. 그중 대마초에만 존재하는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라는 성분을 약 60여 종 함유하고 있다. 대마초의 효과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물질로는 THC이다. THC는 특정 뇌세포 수용체에 작용하여 뇌의 일부분을 지나치게 활성화시킴으로써 환각작용을 나타낸다. 대마초의 성분 중 CBD(Cannabidiol, 칸나비디올)가 의료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관절염과 같은 만성 통증 질환자나 암 환자들의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 의학적 용도로 합성된 카나비노이드는 마리놀(Marinol)이나 세사메트(Cesamet)이라는 상품명으로 일부 국가에서 판매되기도 한다. HIV 또는 에이즈 환자의 식욕 개선이나 암 환자의 메스꺼움 및 구토 억제 등의 효과를 갖고 있다.
대마초 오남용
대마초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가 가능하다. 직접 대마초 잎을 태워 그 연기를 흡인하는 방법, 액상 농축액을 기화 시켜 그 증기를 흡인하는 방법, 아니면 대마초를 먹는 방법이 있다. 휴대가 간편하기에 보통 담배의 궐련 형태로 많이 유통된다. 대마초를 흡연하였을 경우엔 몇 분 이내로 즉각적인 작용이 일어나서 1~3시간 정도 효과가 지속되며, 섭취 시엔 흡수 속도가 느려 30분~2시간 사이에 작용이 나타나며 최대 10시간까지 작용이 지속되기도 한다. 대마초는 흥분과 진정작용이 모두 나타나는 하이브리드(Hybrid) 효과가 나는 경우가 많다. 대마 품종으로는 카나비스 사티바 엘 (Cannabis sativa L), 카나비스 인디카 (Cannabis indica)가 대표적인데, 사티바(sativa)는 흥분작용, 인디카(indica)는 진정작용을 일으킨다. 효과 초기에는 들뜨는 기분이 들고, 안면 근육이 수축된 듯하여 웃음이 멈추지 않으며, 긴장이 풀리며 진정작용이 나타난다. 그 외에도 1차적 욕구가 증가하며 식욕과 성욕이 증가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감각이 매우 증대되어 시각, 촉각이 예민해지며, 미각과 청각이 매우 강화된다. 그러나 그 증폭된 감각이 정신적인 부작용을 야기한다. 환각 또는 공포감을 느끼기도 하며, 공포감, 초조, 불안을 야기할 수 있으며, 평소 정신병이 있을 경우 그 병은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공상이나 망상을 증폭시켜서 그것을 현실로 느낄 수 있다. 감각의 증대와 반대로 운동신경은 매우 둔화된다. 움직임 매우 느려지고 졸음이 밀려오며, 장 운동도 둔화되어 변비가 유발될 수 있다. 그렇기에 대마초를 흡연하고 운전을 하거나 기계를 조작하면 사고의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대마초가 아주 약한 마약이라는 주장의 반박 ①
일부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Claremont Graduate University) 로버트 M 게이블(Robert S Gable) 박사의 논문의 일부분인 Active/Lethal Dose Ratioand Dependence Potential of Psyhoactive Drugs 그래프를 근거하여 ‘대마초가 카페인, 니코틴, 알코올보다 의존성, 독성 모두 낮다’며 더 안전한 대마초가 불법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마약(痲藥)’이라는 것은 의존성과 독성만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마약에는 대마초보다 더 약한 마약도 많다. 단순히 해악성이 낮다는 이유로 대마초가 마약이 아닐 수 없다는 얘기다. 대마초는 인체에 각종 위해성이 밝혀졌으며, 중독성과 의존성이 명백한 중독성 약물이다. 금단증세가 담배보다 약하더라도 정신적 의존성 및 위해성은 담배보다 심하고,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 또한, 간접흡연을 통해 아직 신체기관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 영유아 및 청소년에게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마약 효과를 나타내는 THC를 극단적으로 높인 개량종들이 점점 발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적으로는 대마초에 THC는 1~3%만이 존재하나, 현재는 20%가 넘는 신형 대마초가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소아과의학회(SFP, The French Pediatric Society)에서는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대마초 중독 증세를 보여 응급실로 후송된 6세 미만 어린이가 총 235명이 달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10년 만에 2.3배가 증가한 수치이며, 이 중 중독이 심해 ‘마리화나 중독 관리 센터’에 입원한 어린이는 4배에 달한다. 이들의 중독은 바로 대마초의 직접 흡연이 아닌 간접흡연 때문에 발생한 피해자이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약사 주준경 약사(위례중앙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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