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케어(Kangaroo mother care)란, 예정일 보다 일찍 태어난 미숙아를 부모의 앞가슴에, 수직 위치로 안고 일정 시간 동안 피부를 맞대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 모습이 마치 주머니 안에서 아이를 키우는 호주의 캥거루 육아법과 비슷하다고 하여 캥거루 케어라고 이름 붙여졌다.1978년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처음 시도된 캥거루 케어는 미숙아들을 케어할 인큐베이터가 부족해서 의사들이 산모들에게 미숙아를 안고 모유 수유를 하도록 한 것이 시초다. 현재는 인큐베이터의 대체재가 아닌 미숙아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전 세계 전문가들 역시 “갓 태어난 아이와 부모가 신체적 접촉을 많이 해야 아이가 더 건강해진다”라고 말하며, 캥거루 케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실제로, 노르웨이 베르겐 대학교 연구진은 캥거루 케어가 신생아의 사망률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2015~2018년 가정에서 출산한 신생아와 출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집으로 돌아간 저체중 미숙아 8,400명을 대상으로 캥거루 케어의 효과를 조사한 결과, 생후 한 달 동안 하루에 적어도 12시간 이상 부모와 밀접한 신체적 접촉을 한 미숙아의 한 달간 생존율이 30% 증가하고 생후 6개월간 생존율 역시 25%가 증가했다.국내의 경우, 한 대학 병원 연구진이 캥거루 케어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캥거루 케어를 받은 출생체중 1,500g 미만의 미숙아 45명과 캥거루 케어를 받지 못한 미숙아 68명을 비교한 결과, 캥거루 케어를 받은 미숙아의 입원 기간은 평균 84.2일로 캥거루 케어를 받지 않은 미숙아(98.5일)보다 약 14.3일 짧았다. 고무적이었던 사실은, 미숙아 치료에서 흔하게 발병하는 패혈증?저체온증이 나타난 경우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캥거루 케어의 효과는 이뿐만 아니라, 미숙아와 산모 사이의 애착관계를 강하게 만든다. 출산 후 아이를 한 번도 안아보지 못한 미숙아 산모는 모성 자존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유인즉, 건강한 아이를 낳지 못했다는 죄책감 혹은 아이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도 하는데, 캥거루 케어는 산모와 아이의 신체적 접촉을 통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준다.실제로, 국내 연구진은 미숙아 산모의 우울감 지수가 캥거루 케어 전에는 30%였는데, 캥거루 케어 후에는 5%까지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산모의 상태 불안 점수가 49.7점에서 48.5점으로 평균 1.2점 낮아지고 모성 애착 점수도 98.4점에서 99.5점으로 1.1점 높아졌다. 캥거루 케어에 참여하지 않은 미숙아 산모의 불안 점수와 모성 애착 점수는 각각 55.6점, 93.2점이었다.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WHO)에서 규정한 캥거루 케어의 구성요소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신체적 접촉을 통해 체온 등의 활력징후를 유지시키고, 모유 수유만을 독점적으로 시행하되 가급적이면 분만시설에서 조기 퇴원한 후 가정에서 밀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캥거루 케어 유아기의 신경 발달 영향
낸시 애런 존스 박사가 이끄는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 연구팀은 Infant Behavior and Development 저널에 캥거루 케어가 미숙아의 생존율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유아기의 신경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연구진은 생후 첫 3개월이 지나기 전, 6주 동안 캥거루 케어를 받은 유아와 그렇지 않은 유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애정 호르몬인 옥시토신 수치를 증가시켜주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줄여주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또한, 캥거루 케어를 받은 아기의 인지 기능 및 정서 발달과 관련된 좌뇌 전두엽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낸시 애런 존스 박사는 “캥거루 케어가 아기의 좌뇌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으며, 산모와 아기의 신체적 접촉이 아기에게 생리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는 증거 역시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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