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환자는 타인의 표정 중 분노를 식별하기 더 어려워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폐증이란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인 유대감도 일어나지 않는 아동기 증후군으로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있는 것 같은 상태’라고 하여 이름 붙여진 발달장애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폐증을 앓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자폐증 환자들이 감정 표현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연관시키는지에 대한 문제는 과학자들에 의해 30년 이상 논의되어 왔지만, 감정표현불능증(Alexithymia)과 자폐증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10년밖에 되지 않았다. 감정표현불능증은 감정 인식 및 언어 표현에 어려움을 보이는 상태이다. 버밍엄대학교 연구팀은 자폐증과 감정표현불능증 환자가 표정에서 감정을 정확하게 식별하는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Journal of Autism and Developmental Disorders 학술지에 게재된 새로운 논문의 주요 저자인 코너 키팅 박사는 “자폐증 환자들이 분노를 인식하는데 특히 더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가 자폐증 환자들의 감정 표현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이러한 추측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자폐증 환자가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에 ‘손상’이나 ‘결핍’이 있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저 자폐증 환자들이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일반인 29명과 자폐증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표정을 보고 감정을 식별하도록 요청했다. 각각의 감정 표현에서 움직임의 정도를 변화시켜 감정의 강도를 바꾸어 보았다. 그 결과 연구진은 자폐증과 일반인 모두 유사한 인식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단 분노를 표현한 표정을 인식하는 능력은 자폐증 그룹에서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팅 박사는 “참가자들이 분노를 얼마나 잘 인식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을 때, 이것은 자폐증에 특유한 어려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감정표현불능증을 앓고 있는 참가자들의 특성은 표현들이 매우 감정적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표정이 표현하는 감정을 틀리는 것뿐만 아니라 맞더라도 표정을 너무 강렬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즉, 감정 표현의 강도를 측정할 능력이 떨어지고, 어떤 감정이 표현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키팅 박사는 “모두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자폐증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이해하는지를 더 잘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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