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둘을 낳고 난 주부 A씨(35세)는 요즘 건망증이 더 심해져 걱정이다. 원래 건망증이 좀 있었지만,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안 나 하루에도 몇 번씩 애를 먹을 때도 많다.
그런데, A씨 뿐 아니라 출산 후 심해진 건망증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육아 인터넷 까페에 보면 아기 낳고 집에 왔더니 현관문 비밀번호가 기억 나지 않아 충격 받은 엄마부터, 무엇을 꺼내려 했는지 기억이 안나 냉장고 문 열고 하염없이 서 있었다는 엄마, 손에 쥔 물건을 찾느라 온 집을 헤맨 엄마들의 이야기에 ‘그래 맞아, 나도 애 낳고 그랬어’ 하는 분위기이다.
출산 후 건망증의 원인으로는 신생아 육아 때문에 바쁘고 피곤해지기 쉬워서라는 이유부터, 출산 때 진통을 빨리 잊어야 다음에 아기를 또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인류의 번식 차원에서 계획된 것이라는 설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건망증 때문에 생활의 많은 부분이 더 불편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출산 후 건망증 엄마들에게는 피임도 큰 일이 되고 만다. 생리날짜를 기억해 배란일 계산하기, 매일 정해진 시간에 빠트리지 않고 먹었을 때 98~ 99%의 피임 성공률에 달하는 피임약 복용도 어려운 일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A씨도 출산 3개월 후부터 피임약을 먹기 시작했지만, 약 먹는 시간을 3~5시간쯤 넘기는 것은 예사이고 약을 오늘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도 기억이 안 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전호용 위원은 “아직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은 육아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주의가 분산되기 쉬워, 피임약을 매일 시간 맞춰 챙겨먹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며 “1번 시술로 5년간 매일 일정한 양의 호르몬이 분비되는 자궁 내 피임시스템이 좋은 피임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전위원은 미레나로 불리는 ‘자궁 내 피임시스템’은 5년간 99.9%에 달하는 피임효과는 기본이고, 부수적인 효과로 생리량과 생리기간, 생리통이 감소되는 편리함도 얻을 수 있는 피임방법으로 평소 월경과다, 생리통 등으로 인해 생리기간마다 힘들었던 주부에게는 더 좋은 피임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리란, 임신을 하기 위해 매달 자궁내막이 두꺼워졌다가 임신이 되지 않으면 떨어져 나오는 현상인데, 자궁 내 피임시스템은 자궁내막을 지속적으로 얇게 유지함으로써 임신을 방지하는 방법이므로, 생리량이 줄거나 생리가 없다고 해도 건강상의 문제가 없다. 예전에 많이 사용되던 구리 루프는 구리의 이온 반응으로 인해 생리량과 생리기간이 길어지고 생리통도 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것에 반해, 루프와 호르몬요법의 장점을 갖고 있는 미레나는 매일 분비되는 극소량의 호르몬이 자궁 내에만 작용해 혈중 호르몬 농도도 가장 낮아 모유수유 시기에 가장 좋은 피임방법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피임시스템 장착 후 우리 몸이 새로운 호르몬 환경에 적응하는 첫 몇 달간 불규칙적인 출혈이 있을 수 있으나, 양이 너무 많지 않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월경이 없어지는 경우에도 이를 제거하면 생리 주기가 이전 상태로 회복되며 임신도 가능하다. 출처: 대한산부인과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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