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적게 먹는 것이 좋은 것’이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약도 약 나름이다. 내성을 키울 우려가 있는 항생제라면 가급적 적게
먹는 것이 좋지만, 종류에 따라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유지되는 약도 있기 때문이다.
매일 꾸준히 복용하며 치료 및 예방 효과를 보는 대표적인 약 중의 하나가 바로 ‘피임약’이다. 피임약은 보통 피임효과 또는 생리 관련
증상의 개선을 위해 먹는데, 정해진 복용법대로 복용하면 99% 이상의 피임성공률을 보이는 것은 물론, 생리불순, 생리통, 생리전증후군 같은 생리
관련 증상 또한 개선시켜주는 효과를 가진다.
문제는 한국 여성들의 경우, 피임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의 원성윤 위원에
따르면, 피임약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피임약을 선택하는 여성들이 차츰 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피임약에 대한 오해로 인해 몇 달
복용하다 중단하는 여성들이 많다고 한다.
원성윤 위원은 “진료 및 상담현장에서 보면 처음 몇 달간 피임약을 잘 복용하던 여성들도 임의로 복용을 중지한 후 다른 피임법을 사용하지
않은 채 바로 성관계를 가졌다가 임신이 되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생리 관련 증상의 치료 목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한 경우,
증상이 좋아지면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고, 이로 인해 이전의 증상이 다시 나타나면 이것을 피임약에 의한 부작용으로 오해하는 여성들도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여성들이 피임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게 되는 이유는 피임약의 복용법이나 효과에 대해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피임약은 생리
첫날부터 복용을 시작하여 한 달치의 약을 매일 한 알씩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복용해야 하며, 복용을 쉬는 휴약기 중 생리가 시작되고, 생리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더라도 정해진 휴약 기간이 끝나면 새 포장의 약을 복용 시작해야 한다. 정해진 휴약기 동안에는 피임효과가 유지되지만,
휴약기가 아닌 기간 중에 복용을 3일 이상 거른다면 피임효과를 제대로 보기 어려우므로, 콘돔 등의 다른 피임법을 추가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원성윤 위원은 미혼여성의 경우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나중에 임신을 원할 때 임신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속설 때문에 임의로 피임약
복용을 끊었다가 바로 임신이 되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 이는 곧 피임약 복용 중단 후 임신능력이 즉시 회복된 것을 뜻하므로,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임신이 어렵다’는 것은 오해임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개인차는 있지만, 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한 여성도 즉시 또는 2~3 개월 이내에
임신능력이 회복되므로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생리불순, 생리통, 생리과다, 생리전증후군 등과 같은 생리 관련 증상의 개선을 위해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피임약 복용 후
몇 달간 증상이 개선되고 나면 ‘이제 그만 먹어도 되겠지’ 하며 복용을 끊었다가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원성윤
위원은 피임약 복용 후 증상이 개선되었다고 해서 ‘완치가 되었다’는 생각, 또는 피임약 복용 중단 후 ‘생리 관련 증상이 더 심해졌다’는 생각
둘 다 피임약에 대한 오해라고 설명했다.
피임약은 여성호르몬을 일정수준으로 조절하고 유지시켜 생리관련 증상을 개선시키는 원리이므로 증상이 개선되었다고 해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되며, 피임약 복용 후 생리증상이 개선된 몸 상태에 적응되어 있다가 피임약 복용 중단 후 원래대로 되돌아간 것일 뿐이므로 ‘피임약 복용 중단 후
부작용이 심해진 것’도 오해라는 것이다.
이처럼 피임약 복용법방법 및 효과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여성들에게 정확한 의학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네이버 까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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