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8살이 된 동갑내기 부부 정씨와 최씨는 자녀를 둘까지만 갖기로 결정했다. 둘째의 첫 돌을 맞은 최근, 신년 가족계획의 첫 번째
과제가 피임이 된 셈이다. 가족계획은 곧 ‘피임’이었던 시절에는 남성이 피임시술을 받으면 예비군 훈련이 면제되던 때도 있었지만 시대가 변한지
오래다. 어떤 피임방법이 이들 부부에게 가장 좋은 피임방법일까? 출산을 마친 부부의 피임방법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이명희 위원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우선 인공임신중절의 과반수 이상이 기혼여성에게서 발생하므로, 원하는 자녀 수만큼 출산한 후라면 장기적인 피임계획 수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더 이상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임신성공률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알아보고 높은 성공률과 안전한 피임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피임법이라고 할 수 없는 질외사정법, 피임성공률이 75% 정도에 불과한 자연주기법과 정확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못할 경우 피임 실패 확률이 약
15% 정도 되는 콘돔 등은 배제해야 한다.
먹는 피임약은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하면, 99.8% 의 피임성공률을 보일 만큼 안정적인 피임 방법이다. 그러나 아직 어린 아이 둘을
양육해야 하는 바쁜 엄마라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는 1번 시술로 5년간 매일 일정한 양의 호르몬이
분비되는 피임시스템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명희 위원은 특히 출산을 마친 여성 중 평소 월경과다, 생리통 등으로 인해 생리기간마다 힘들었다면, 미레나라고 불리는 ‘자궁 내
피임시스템’이 피임과 동시에 월경과다를 치료하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권했다.
생리란, 임신을 하기 위해 매달 자궁내막이 두꺼워졌다가 임신이 되지 않으면 떨어져 나오는 현상인데, 자궁 내 피임시스템은 자궁내막을
지속적으로 얇게 유지함으로써 임신을 방지하는 방법이므로, 생리량이 줄거나 생리가 없다고 해도 건강상의 문제가 없다. 예전에 많이 사용되던 구리
루프는 구리의 이온 반응으로 인해 생리량과 생리기간이 길어지고 생리통도 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것에 반해, 루프와 호르몬요법의 장점을 갖고 있는
미레나는 매일 분비되는 극소량의 호르몬이 자궁 내에만 작용해 혈중 호르몬 농도도 가장 낮은 피임방법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5년간 99.9%에 달하는 피임효과는 기본이고, 부수적인 효과로 생리량과 생리기간, 생리통이 감소되는 편리함도 얻을 수 있다. 다만,
피임시스템 장착 후 우리 몸이 새로운 호르몬 환경에 적응하는 첫 몇 달간 불규칙적인 출혈이 있을 수 있으나, 양이 너무 많지 않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월경이 없어지는 경우에도 이를 제거하면 생리 주기가 이전 상태로 회복되며 임신도 가능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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