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나 우울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많이 먹는 감정적 섭식이 복합 경구피임약 복용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켈리 L. 클럼프 교수 연구팀은 복합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 422명을 대상으로 49일 동안 식습관과 복용 상태를 추적해 이 같은 경향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인과관계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합성 호르몬이 일부 여성의 폭식 관련 행동과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단상 경구피임약을 복용 중인 평균 연령 21.95세의 여성 422명을 모집했다. 연구진은 합성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이 든 활성 알약 복용 기간과 가짜 약인 비활성 알약 복용 기간을 구분하여, 49일 동안 매일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의 재현성을 확보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피임약 두 팩 주기에 걸친 변화를 집중적으로 분석했으며, 체중 강박을 대조 변수로 설정해 함께 검토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들이 활성 호르몬 알약을 복용하는 기간에는 비활성 알약을 먹을 때보다 감정적 섭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표본에서 확인된 감정적 섭식 증가 계수는 1주기에 0.11, 2주기에 0.07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임상적 폭식 증상이 있는 평균 연령 22.44세의 여성 51명으로 구성된 하위 표본에서도 1주기 0.13, 2주기 0.12로 동일하게 관찰됐다. 피임약 종류에 따른 체중 강박의 유의미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통계 분석상 이러한 감정적 섭식의 증가가 단순히 우울감 등 부정적 정서 변화에 의해서만 유발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합성 호르몬이 폭식 관련 행동과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이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짓는 것은 아니며, 개인차가 있어 모든 여성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한편, 자가 모니터링을 수행한 참가자들은 감정적 섭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는 식습관을 스스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행동이 유효한 대처 방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제1 저자 켈리 L. 클럼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합 경구피임약이 일부 여성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연관성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클럼프 교수는 이어 "다만 모든 참가자에게 폭식이 나타난 것은 아니며 많은 여성에게 경구피임약은 여전히 안전한 선택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폭식 관련 행동은 다른 위험 요인을 가진 특정 여성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여성이 위험군에 속하는지 규명하고, 그 결과를 개인별 맞춤형 관리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며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Combined Oral Contraceptive Use and Binge Eating: 복합 경구피임약 사용과 폭식)는 2026년 6월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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