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의 중요성은 익히 알려져 있다. 아침식사를 하면 밤사이 잠들었던 뇌를 깨울 뿐 아니라 에너지를 공급하여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다.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과식이나 폭식을 막아 체중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아침식사를 꼭 해야 하는데, 신체 능력 향상뿐 아니라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10명 중 4명 정도는 아침식사를 거르는 상황이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이 청소년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청소년기 아침식사 여부가 성인기 만성질환에 영향 미쳐청소년기는 신체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규칙적인 아침식사가 중요하다. 청소년기에 필요한 영양소 섭취는 물론이거니와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 불규칙적으로 아침식사를 하면 만성질환 발병 위험도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청소년기 비만과 신체활동 부족이 전 생애 중에서 만성질환 발병과 연관성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은 마라탕, 탕후루, 떡볶이 등 달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한다. 이러한 식습관은 만성질환 유병률을 높이는 대표적인 위험 인자이다. 점차 서구화되고 자극적으로 변한 식습관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체중을 증가시켜 성인기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 연구팀은 ‘2023 정밀영양협회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자료를 분석해 국내 청소년 아침 결식의 현황과 문제점을 발표했다. 분석 결과, 지난 10년 사이 청소년 아침식사 결식률은 급속히 증가했다. 중·고등학생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각각 2011년 25.5%, 23.2%에서 2022년 41.3%, 36.9%로 확인됐다. 지난 10년간 각각 15.8%, 13.7%가량 높아진 수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아침식사 빈도가 낮을수록 비만 유병률도 4.1% 증가했다는 것이다. 주당 5회 이상 아침식사를 하는 경우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19.4, 비만 유병률은 9.8%로 조사됐다. 그러나 아침식사를 주당 2회 이하로 적게 하는 경우 체질량지수가 21.0, 비만 유병률이 13.9%로 드러났다. 아침을 꾸준히 먹을수록 오히려 비만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편 청소년의 하루 평균 권장 칼로리 섭취량은 2,300~3,200Kcal 정도인데, 아침을 먹는 학생들은 하루 평균 2,344Kcal 정도로 권장량에 맞게 섭취하는 반면 아침을 먹지 않는 학생들은 평균 1,936Kcal정도로 적게 먹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아침을 먹지 않는 청소년은 삼시 세끼 중 한 끼를 건너뛰면서 하루에 먹는 총 섭취량이 아침을 먹는 청소년보다 400Kcal가량 적었다. 물론 적은 섭취량에도 영양가 높은 식단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적은 양을 섭취하면서 나트륨 함량이 높은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는 식습관은 문제가 된다. 달고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자연 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칼슘과 칼륨, 철분 등 주요 영양소는 상대적으로 적게 섭취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식습관이 청소년기부터 고착되면 성인기 이후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암 등의 만성질환 발생으로 연결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편, 아침식사와 만성질환의 연관성을 언급한 또 다른 연구도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국제보건연구소(ISGlobal) 연구진은 프랑스 성인 10만 3,389명의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랑스 뉴트리넷-상테(NutriNet-Sante)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식사 시간 및 횟수와 뇌혈관 질환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아침 식사 시간이 1시간 늦어질 때마다 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6% 커졌고 혈당과 혈중 지질 농도 역시 낮아졌다. 이와 같은 연구들은 청소년기부터의 규칙적인 아침식사가 급격한 혈당 상승과 체중 증가를 막아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청소년기부터 만성질환 예방 노력해야…올바른 식습관, 운동이 중요만성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1위로 꼽힌다. 한 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큼 어릴 때부터 예방하는 것이 좋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올바른 식습관 형성과 적절한 운동이다. 청소년기에는 제때 식사를 하는 것만큼이나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하는 식단이 중요하다. 오메가 3가 풍부한 고등어, 참치와 같은 등 푸른 생선은 혈행 개선 효과가 있어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밖에도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채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을 공급하는 견과류 등이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영양 성분이 골고루 함유된 식사를 매끼 잘 먹는 것만으로도 성인기에 찾아오는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WHO의 신체활동 권장 지침에 따르면, 5~17세 사이의 소아, 청소년은 매일 6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격렬한 신체운동을 하는 것이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수영, 축구 등이 대표적이다. 또 근육뿐 아니라 골격 강화에 도움을 주는 근력 운동은 주 3회 이상 할 것을 권장한다. 어릴 때부터 다량의 신체활동을 고강도로 하는 습관을 들이면 성인이 되어서도 만성질환을 앓을 위험요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청소년기부터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적절한 활동량을 유지하는 습관을 가족 모두가 함께 들이는 것이 좋다. 가족과 함께 건강한 습관을 지니게 되면 꾸준히 좋은 습관을 유지할 수 있게 돼 청소년의 건강 유지와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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