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형 독감이 기승을 부리면서 독감으로 의심되는 환자 수가 최근 5년새 가장 높은 수준까지 늘어났다. 실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외래환자 천 명당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는 첫째 주보다 26.1% 증가한 61.3명으로, 지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소아청소년 의심 환자 수가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의 20배 안팎까지 치솟았다.
독감, 걸려도 또 걸린다독감은 한 번 걸렸어도 또 걸릴 수 있다.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긴 걸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인플루엔자(Influenza)’라고도 한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크게 A형, B형, C형으로 나뉘는데,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것은 주로 A형과 B형이다. B형은 증상이 약하고 변이가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A형의 경우 변이가 잘 일어나 대유행 가능성이 많다. 갑자기 시작되는 고열과 함께 오한, 두통, 몸살, 심한 전신 근육통 등이 특징적이며, 기침과 콧물 등의 상기도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현재 기승을 부리는 A형 독감은 보통 12~1월에 유행하고, 2~3월이 되면 B형 독감이 유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올해 B형 독감도 동시에 유행하면서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서 12월 2주차(12월 3~9일) 호흡기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인플루엔자 검출률은 42.2%였다. 이 가운데 A형(H1N1, H3N2) 독감이 35.2%로 대다수 차지했지만, B형 독감도 7%로 집계됐다. 2019년 동기간(4.2%)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매년 세 가지의 독감 바이러스가 유행한다. 인플루엔자 A형 아형 중 H1N1과 H3N2, 그리고 B형 바이러스다. 독감에 한 번 걸렸어도 또 걸릴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이러스 형태가 바뀌면 또 걸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독감에 걸린 사람도 회복한 뒤 예방접종 하는 것이 좋다.독감 예방접종, 3가 백신 vs 4가 백신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매년 변이를 일으켜 바이러스의 종류가 달라지므로 매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이런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매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세계 각 지역의 바이러스 유행정보를 종합하여 그해 유행할 병원성이 가장 높은 바이러스 종류를 예측해 발표한다. 모든 백신 제조회사들은 이 조성을 사용하여 백신을 생산한다. 백신에는 3가 백신과 4가 백신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3가와 4가는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종류 수다. 3가 독감 백신은 A형 바이러스 두 종류, B형 바이러스 한 종류를 포함한다. 4가 독감 백신은 A형과 B형 바이러스 각각 두 종류씩 포함한다. 보건당국에서는 올해 독감 백신으로 WHO 권장주가 모두 포함된 4가 백신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인플루엔자 감염 시 폐렴 등 합병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독감 감염 시 48시간 이내 치료제 복용해야 효과적독감 감염 시 사용 가능한 항바이러스제가 있다. 항바이러스제 종류로는 오셀타미비르, 자나미비르, 페라미비르, 발록사비르 등이 있으며,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하면 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감염 후 72시간 내에 증식이 일어나므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초기 증상 발현 또는 감염자와 접촉한지 48시간 내에 약을 복용해야 한다. 증상이 심해지거나 호전되지 않으면 다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호흡곤란, 흉통, 중증의 근육통, 경련, 탈수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응급처치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먹는 약인 오셀타미비르와 흡입하는 약인 자나미비르는 치료를 위해서는 1일 2회 5일간 투여하고, 예방을 위해서는 1일 1회 10일간 투여한다.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처방일 수만큼 계속 투여한다. 먹는 약인 발록사비르와 주사제인 페라미비르는 단회 투여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일부 청소년들이 독감에 걸려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환각 등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이상행동 등에 대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약을 투여 중인 인플루엔자 환자들 중 주로 소아청소년 환자에게서 경련과 섬망과 같은 신경정신계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며, 추락 등 사고에 이른 사례가 보고되었다”며, “보호자는 치료제 투여와 관계없이 인플루엔자 환자를 적어도 2일간 혼자 있지 않도록 함께 하고, 창문과 베란다, 현관문 등을 꼭 잠그며, 이상행동이 나타나는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