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는 새끼를 낳으면 일정 기간 동안 배 앞에 있는 주머니에 새끼를 넣어 키운다. 캥거루 케어는 이러한 캥거루의 양육 방식과 비슷한 육아 방법으로, 신생아와 엄마가 최대한 신체 접촉을 할 수 있도록 엄마의 배 위에 아이를 올려놓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1978년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처음 시도된 캥거루 케어는 인큐베이터가 부족해 의사들이 산모들에게 직접 미숙·조산아를 안고 있도록 한 것이 시초다.
조산·미숙아의 생존율 높여캥거루 케어의 효능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2020년 노르웨이 베르겐 대학교(The University of Bergen) 연구진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인도에서 태어난 저체중아 8,400명을 대상으로 캥거루 케어의 효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인도에서 태어난 저체중아는 의료환경 열악 등의 원인으로 절반은 생후 첫 달에 사망한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캥거루 케어를 받는 저체중아가 캥거루 케어를 받지 않는 저체중아보다 사망률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캥거루 케어를 받는 저체중아의 생존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저체중아보다 첫 달은 30%, 6개월 이내에는 25%가량 높았다. 또한, 지난 5일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 글로벌 헬스(BMJ Global Health)'에 게재된 전인도의학연구소(All India Institute Of Medical Science)의 최근 연구에서는 출생 후 24시간 이내, 하루 최소 8시간 동안 캥거루 케어를 하면 조산아의 생존율이 30% 이상 높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연구진이 1만 5,559명의 유아를 대상으로 진행된 31건의 임상 시험 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시된 이상적인 시간 동안 캥거루 케어를 하면 조산아의 사망 위험이 출산 후 28일까지 3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패혈증 등 조산아의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성 질환 위험도 15% 줄어들었다. 미국 플로리다 아틀랜틱 대학교(Florida Atlantic University) 연구진에 의하면 엄마의 배 위에 아이를 올려두면, 엄마의 체온으로 인해 아이의 체온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적정 수준의 체온이 아이의 면역력을 높이고, 아이가 엄마의 배 위에서 들을 수 있는 심장박동 소리는 아이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준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아틀랜틱 대학교 연구진은 "캥거루 케어는 아이의 면역력을 높여주며, 애정 호르몬인 옥시톡신의 수치를 증가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량을 감소시켜 인지 기능 및 정서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라고 덧붙였다.
엄마에게 모성 자존감을 심어주기도캥거루 케어의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숙아와 산모의 애착관계를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일반적인 경우 미숙아는 출산 후 인큐베이터로 들어가기 때문에, 엄마는 아이를 안아보지 못한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엄마로 하여금 아이를 건강하게 낳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양육에 대한 두려움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캥거루 케어는 엄마와 아이의 신체적 접촉을 통해 엄마에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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