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에는 두뇌가 급속도로 성장한다. 막 출생한 신생아의 두뇌 무게는 약 350g이지만, 생후 6개월이 되면 두배 가량 늘어난 700g이 되고 2세가 되면 1,000g까지 늘어난다. 이는 성인 두뇌의 약 75% 정도 되는 크기다. 인지발달도 활발하다. 0~3세는 뇌의 모든 영역이 고루 발달하며 특히 정서와 감정이 관련된 뇌 부위의 발달이 두드러진다. 3~6세에는 도덕성, 인성과 관련된 뇌 부위인 전두엽이 크게 발달한다.
인지발달은 뇌 발달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맛을 보는 등 오감을 자극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뇌세포 간 연결 회로를 활성화하고 발달을 돕는다. 영유아기에 놀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의 뇌가 적절한 자극을 받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아이에게 말을 많이 걸수록 아이의 언어능력이 강화돼최근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면 아이 두뇌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5일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University of East Anglia) 존 스펜서(John Spencer) 심리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게재했다.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영유아기 자녀와 자주 대화하는 것이 초기 두뇌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생후 6~30개월의 영유아 1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작은 녹음 장치가 들어있는 특수한 조끼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입힌 후 △어른이 아이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소리 △어른들끼리 일상 대화를 나누는 소리 △아이가 혼자 말하는 소리를 하루 최대 16시간 듣도록 했다. 이후 아이들이 잠든 시간에 자기공명영상 장치로 뇌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 및 보호자가 아이에게 대화를 더 많이 시도할수록 아이 두뇌에서 언어 능력과 관련 있는 뇌 영역의 미엘린(Myelin)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엘린이란 뇌 신경세포(Neuron)를 여러 층으로 감싸고 있는 물질로, 신경세포 간 신호전달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학습 등을 통해 뇌 속 미엘린의 두께가 두꺼워지거나 숫자가 늘어나면 신경 전달 속도가 빨라지고 전체적인 인지능력이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미엘린은 생성 후 한번 신경세포를 감싸면 질환이나 노화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멸되지 않는다. 연구를 이끌었던 스펜서 교수는 "뇌가 빠르게 발달하는 영유아기에 미엘린 생성을 촉진시키면 아이들의 뇌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하며, "부모 및 보호자가 아이에게 대화를 많이 시도하는 것은 분명 아이의 뇌를 발달 시킨다"라고 강조했다.
연령에 따라 인지발달 활동 달리해야영유아기에는 연령에 따라 발달하는 뇌의 주요 영역이 다르다. 그러므로, 연령에 따라서 인지발달을 위한 뇌 자극 활동도 달라져야한다. 0~3세는 뇌의 전반적인 영역이 발달하는 시기다. 따라서, 오감을 자극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부모 및 보호자와 아이의 신체적 접촉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제2의 뇌라고 불리는 피부에 뇌 발달과 직결되는 신경세포가 많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안거나 기저귀를 갈아줄 때 신체적 접촉을 하면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을 불러올 수 있다. 올바른 식습관 형성도 중요하다. 입과 혀는 운동중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데, 아이가 음식물을 입에 넣고 혀로 굴려가며 맛을 느끼는 과정이 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바른 수면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수면은 뇌세포가 쉬고 기억을 재정비하는 시간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기억력 등 다양한 인지능력이 강화된다. 3~6세에는 사고기능 및 인성, 도덕성이 발달하는 시기다. 이때는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도와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주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 그림책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림책을 통해 아이가 상상력을 키우고,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아울러 사회성이 자라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사회성 및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며 공감하는 능력,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