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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뇌전증 환자, 조기 사망률 2~3배 높아…의료진과 보호자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해
뇌전증(간질)은 뇌의 전기적 자극 이상으로 뇌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흥분해 뇌전증 발작이 만성적으로 일어나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뇌전증은 뇌졸중, 치매에 이어서 세 번째로 흔한 신경계 질환으로, 2021년 기준 국내 뇌전증 환자의 수는 약 36만 명으로 추산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뇌전증 환자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증상은 전기 신호 이상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뇌전증의 원인은 유전적 이상이나 선천적인 기형으로 인한 뇌 손상, 뇌염이나 뇌혈관 이상 등 다양하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증상은 전기 신호 이상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손이나 발을 까딱까딱하는 부분 발작 △하던 일을 갑자기 멈추고 수 초간 멍하니 바라보거나 고개를 떨어트리는 결신 발작 △발작 시작부터 의식을 잃고 전신의 근육이 수축하다 떠는 대발작 등이 대표적이다. 연령대 상관없이 언제라도 발병할 수 있으며, 주로 노년층과 영유아기에 발생한다.



뇌전증 환자, 기저 질환으로 인한 사망 가장 많아뇌전증은 질환 자체만으로는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다. 다만, 발작에 동반되는 호흡 정지나, 낙상 등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뇌전증 환자의 주요 사망요인이 무엇인지 또 건강한 사람과 비교해서 사망률이 얼마나 높은지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가 국내에는 없었다. 그러던 가운데, 최근 뇌전증 환자의 원인별 사망 위험을 정리하고 평가한 연구가 발표됐다. 지난달 22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문혜진 신경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을 통해, 뇌전증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과 더불어 조기 사망률이 건강한 사람과 비교해 2~3배 이상 높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기 사망은 질환 등 외부요인으로 인해 평균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는 2008~2017년 뇌전증 진단 및 치료를 이유로 국민건강보험에 등록된 13만 8,998명의 데이터를 추적해 진행됐다. 평균 추적 기간은 4.79년이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연구 대상자 중 2만 95명이 조기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농촌 거주자의 사망률(2.47배)이 도시 거주자(2.0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환자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뇌전증 환자 전체 그룹의 표준화 사망비(SMR)가 2.2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전증 환자의 사망 위험이 건강한 사람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표준화 사망비는 조사군의 실제 사망률과 일반 인구의 기대 사망률을 비교할 때 사용하는 측정법이다. 주요 사망원인은 △뇌혈관질환(18.9%) △중추신경계 외 악성종양(15.7%), 중추신경계 악성종양(6.7%), 폐렴(6.08%) 순이었다. 뇌전증 및 간질 발작 상태로 인한 사망은 1.9%에 불과했으며,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원인은 자살(2.6%)이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뇌전증 환자의 사망원인은 뇌전증의 원인이 되는 기저 질환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라고 말하며, "환자의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작과 기저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외부 사망 요인으로 자살이 가장 많다는 사실 역시 의료진과 환자 주변인이 고려해야 하는 요인 중 하나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뇌전증 환자의 자살은 지속해서 연구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삼성서울병원 홍승봉 신경과 교수와 연구진은 2016년 발표한 연구를 통해, 뇌전증 환자가 흔하게 겪는 증상인 두통을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 위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연구진은 "많은 뇌전증 환자가 두통을 경험하지만, 대다수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는 환자의 우울증과 자살 위험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의료진과 보호자는 환자의 두통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환자의 70~80%, 치료만 받으면 정상생활 가능뇌전증은 뇌 신경과 관련된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뇌전증은 치료만 제대로 받으면 증상이 호전되는 질환이다. 뇌전증 치료는 크게 항경련제를 사용한 약물 치료, 수술 치료로 분류한다. 하이닥 신경과 전문의 강중구 원장(에이스신경과의원)은 "뇌전증 환자 10명 중 7~8명은 약물 치료 복용만으로 부작용 없이 증상 조절과 일상·사회생활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단, 뇌전증 발작의 종류와 증후군에 따라서 처방되는 약물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뇌전증 환자의 약 30%는 약물로 증상 제어가 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을 겪고 있다. 이 때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여부는 뇌피질파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검사를 통해 수술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과 신경 증상을 검토한 후 결정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강중구 원장(에이스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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