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질환과 암의 증상을 모두 가지고 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희소 질환인 '다발성 캐슬만병(Multicentric castleman disease, MCD)'이다. 다발성 캐슬만병의 국내 누적 환자 수는 2019년 기준 700여 명 정도이며, 연간 신규 발생 환자 수도 100~150명에 그친다. 미국에서도 매년 약 1,650건만 보고될 정도로 진단이 매우 어렵고 희귀한 질환이다.
다발성 캐슬만병은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Lymphoma)의 전 단계 질환으로 우리 몸의 면역과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면역 단백질인 인터루킨-6(Interleukin-6)이 과도하게 발현해 면역시스템이 신체의 각종 주요 장기를 공격하는 것이 특징이다. 림프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발생할 수 있으며 림프절 비대와 함께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극심한 △만성피로 △체중 감소 △발열 △야간 발한증 △간·비장 등 장기 비대 △피부 변화 △신경병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때로는 △빈혈 △혈소판감소증 △단백뇨 △신증후군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다발성 캐슬만병은 암은 아니지만, 예후가 암만큼이나 나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진단 후 2~5년 이내 환자의 27%가량이 암을 진단 받으며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idiopathic Multicentric Castleman disease, iMCD)의 경우 진단 후 5년 이내에 약 35%의 환자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대장암 환자의 사망률은 33%다. 문제는 중앙생존기간(대상이 되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 값)이 14~30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이지만, 희귀한 질환이기 때문에 진단까지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진단까지 평균 27.5개월 약 3.8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증상이 대중적이고 흔하기 때문에 감별진단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다발성 캐슬만병은 환자가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진료과목,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진단방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기도 하다. 질병관리청의 통계에 따르면 환자의 약 16.4%가 증상 발현 후 최종 진단을 받기까지 4개 이상의 병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다발성 캐슬만병은 진단이 어려운 질환이지만, 다른 희소 질환과는 달리 표준치료 가이드가 존재해 진단만 신속 정확하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라고 말했다. 다발성 캐슬만병의 진단은 병리학과와 혈액종양내과의 긴밀한 협진이 중요하다. 현재 사용되는 다발성 캐슬만병 1차 표준치료 가이드는 2018년 국제캐슬만연구회(Castleman Disease Collaborative Network, CDCN)에 의해 정립되었으며, 표준 치료제인 실반트(실툭시맙)도 2018년 2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되어 환자가 느끼는 부담감도 적다. 치료제를 6개월 이상 투약 시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할 정도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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