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아이를 출산한 산모 3,127명을 대상으로 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분만 후 산후 우울감을 경험한 산모는 52.6%다. 최근 여러 연예인이 방송에서 산후우울증을 고백하면서 산후 우울증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가 더 많아졌다. 산후 우울증은 어떤 병일까? 증상부터 치료법까지 살펴본다.
산후 우울증이란?
산후 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은 출산 4주 이내에 우울감이 심해지는 증상이다. 산모는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며, 죄책감을 느낀다. 식욕이 없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산모도 많다.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 호르몬 변화와 분만 및 육아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난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김윤석 원장(서울맑은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하이닥 칼럼에서 “대부분이 수면의 문제를 보고 과도한 죄책감을 가지며, 자신의 생명뿐만 아니라 아이를 해치는 생각이 수반되기도 한다”라며 산후 우울증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산후 우울감과 산후 우울증은 다를까?
산후 우울감은 30~75%의 산모에게 나타날 정도로 흔한 감정으로, 출산 후 3~5일부터 시작되며 2주 이내에 호전된다. 일시적인 우울감, 감정 기복 등이 나타나며, 일상에 지장이 갈 정도로 증상이 심하지 않다.
산후 우울감과 비교했을 때, 산후 우울증은 우울감의 정도가 강하고 기간이 길다. 김윤석 원장은 하이닥 칼럼에서 “산후 우울감과 산후 우울증은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인다”라며 “산후 우울증은 우울감으로 시작하여 수개월 혹은 수년까지도 지속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산후 우울증, 모든 산모에게 나타날까?
임신 전에 우울증 환자로 진단을 받았거나, 우울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였다면 산후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최성환 원장(인천우리병원)은 하이닥 Q&A에서 “산후 우울증은 보통 원래부터 약간 우울 경향이 있던 사람이 출산 후에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라며 “출산 전, 임신 전에는 활발했는데, 갑자기 산후 우울증이 오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덧붙였다.
어떻게 진단할까?
산후 우울증의 진단 기준은 우울증 진단 기준과 동일하다. 출산 후에 우울증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산후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이때, 빈혈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 다른 질병으로 인한 증상인지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병원에 방문하기 전에 산후 우울증을 자가 진단하고 싶다면 에딘버러 산후우울 검사(EDPS, 한국어판)을 통해 자가 진단을 시행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에딘버러 산후우울 검사다.
치료하는 방법은?
산후 우울증을 진단받으면 증상의 개선을 위해 종합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산후 우울증을 적절히 치료를 받지 않으면 출산 후 1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라며 “산후 우울증이 오래 지속되면 아기를 제대로 양육하기 어렵고, 아기의 성장 발달과 엄마-아기 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며, 가족 관계가 나빠진다”라고 언급하며 산후 우울증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 면담 치료
산후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김윤석 원장은 하이닥 칼럼에서 “면담은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게끔 인지 교정을 위주로 시행된다”라며 “면담은 남편과 함께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당부했다.
2. 약물 치료
산후 우울증의 정도가 심각할 때, 산모는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처방받는다. 서울아산병원은 “우울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있거나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하여 항우울제 등의 약물 치료, 심리 상담 또는 정신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약물이 아기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약물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수유를 피하는 것이 좋다.
3. 우울증 경두개 자기자극법(Transcranial Magnetic Stimultation, TMS)
안전한 우울증 치료법으로 꼽히는 경두개 자기자극술을 다른 치료와 병행하는 방법도 있다. 경두개 자기자극법은 자기장으로 뇌의 전두엽에 전류를 유발함으로써 우울증을 해소하는 치료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경두개 자기자극법은 마취가 필요 없고, 머리에 자석을 대는 방법이므로 두통이나 부작용이 유발되는 경우가 적다.
4. 가벼운 산책 및 운동
햇빛을 받으며 산책이나 운동을 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 지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집에만 머무르면 육체와 정신이 더 무기력해지면서 산후 우울증이 악화할 수 있다. 가족과 가볍게 움직이며 우울감을 해소하는 것이 좋다.
5. 산모의 노력과 가족의 지지
산후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는 산모의 노력과 가족의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산모는 불안감과 우울감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 산모는 특히 남편이 옆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 따라서 남편은 배우자의 산후 우울증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배우자를 공감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해야 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윤석 원장 (서울맑은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최성환 원장 (인천우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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