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류만큼 효능도 다양한 ‘비타민'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이닥이 주준경(위례중앙약국) 하이닥 상담약사와 함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비타민 가이드를 자처한다. 하이닥의 바이타민블(VITAMIN+BIBLE)과 함께 비타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비타민 D는 신장이나 간에서 추가적인 수산화 과정을 거쳐 '활성 형태(1,25-dihydroxyvitamin)'가 되어야 생물학적 활성을 갖게 된다.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면역계 세포에서도 유사한 과정으로 활성 비타민 D가 될 수 있으며,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국소 환경에서 고농도의 활성 비타민 D가 만들어져 면역을 조절할 수 있다. 생물학적 활성이란 약이나 영양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혹은 투여 시 생체 내에서 생물학적 반응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활성화된 T-림프구(T-lymphocyte)는 활성 비타민 D로 전환하는 최종 단계가 가능하며, 대식세포(Macrophage)나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는 비타민 D3에서 활성 비타민 D로 전환하는 두 단계 과정이 모두 가능하다. 대식세포와 신장의 전환 효소는 동일하지만, 그 조절 과정은 다르다. 신장의 효소가 칼슘과 뼈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부갑상선 호르몬'과 활성 비타민 D 자체에 의해 조절되는 반면, 대식세포의 효소는 '감마인터페론(Interferon-γ, IFN-γ)'과 같은 면역 신호에 의해 주로 조절된다. 활성 비타민 D의 작용에 필수적인 비타민 D 수용체(VDR)가 대식세포와 수지상세포 등의 항원제시세포(Antigen presenting cell)에 발현되어 있으며, 림프구에서는 자극을 받으면 그 발현이 유도된다는 사실은 면역계와 비타민 D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인다. 면역세포로부터 발생된 활성 비타민 D가 이러한 수용체를 통해 '자가분비(Autocrine)' 또는 '측분비(Paracrine)'방식으로 면역 반응에 작용할 수 있다.
비타민 D가 면역반응에 미치는 영향
인간은 '선천면역(자연면역)'과 '후천면역(획득면역)'으로 외부의 침입에 대항한다. 이 면역 과정을 통해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이 과정을 조절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질병에 걸릴 수 있고, 면역력이 과도하게 강해지면 류마티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천면역의 경우에는 면역세포인 T 세포와 B 세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후천면역의 면역조절인자는 인터루킨(IL, Interleukin)과 인터페론(IFN, Interferon) 등으로 비타민 D는 이 과정을 매개로 한다. 비타민 D는 T 세포의 증식, IL-2 및 IFN-γ 발현, CD8-T 림프구 매개 세포독성을 억제한다. 이러한 비타민 D의 면역억제 효과는 기억T세포(T-memory cell)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비타민 D 수용체가 미감작(Naive) 림프구에서보다 기억 세포에서 더 많이 발현하기 때문이다.Fas/FasL 반응은 세포 자살을 유도를 의미하는 활성화유도세포사(Activation induced cell death)의 주요 경로인데, 비타민 D에 의해 활성화된 T 세포의 FasL 발현이 억제된다. 비타민 D는 T 세포에 미치는 억제 효과와 B 세포의 림프구의 증식, 형질세포의 분화와 면역글로불린G(Immunoglobulin-G) IgG의 분비를 감소시켜 면역을 조절한다.
비타민 D가 심혈관에 미치는 영향
비타민 D는 혈압과 관련 있는 호르몬인 레닌(Renin) 촉진 유전자를 억제하고,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레닌 활성도를 낮추어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988~1994년까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국민영양조사 3기(The Third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NHANS III)를 실시해 동일 기간 혈중 비타민 D 농도와 혈압과의 연관성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평균 혈압과 비타민 D 농도는 유의미한 역 상관관계를 보였다.혈중 비타민 D 농도가 15ng/mL 미만인 성인 남녀의 경우 4~8년 후 고혈압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서 각각 8.1배와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70세 이상의 여성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8주간 시행한 대조군 연구에서는 매일 비타민 D 800IU과 칼슘 1,200mg을 받았던 그룹의 혈압이 위약이나 칼슘만 복용했던 그룹과 비교해서 13mmHg 가량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D는 림프구의 일종인 도움T세포(Helper T cell)를 조절하여 '염증'과 '죽상경화'의 진행,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혈관 석회화'를 막고 '관상동맥질환'이나 '말초혈관질환'같은 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방해한다. 심장에서는 비타민 D가 세포주기를 억제함으로써 '심장근육모세포'의 증식을 방해하고 심장근육 세포의 생성을 촉진해 '심근섬유화'발생을 억제해 심장의 구조나 수축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비타민 D의 기능인 레닌-안지오텐신계(Renin-Angiotensin system) 억제와 염증반응과 세포증식, 섬유화 억제를 통해 좌심실비대, 심장근육병증, 심부전 등 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방해한다.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에드워드 죠바누치(Edward Giovannucci) 영양학-역학교수가 2008년 발표한 연구 25-하이드록시비타민 D 및 남성의 심근경색 위험(25-hydroxyvitamin D and risk of myocardial infarction in men: a prospective study)에 따르면 체내 비타민 D 농도가 15ng/mL 이하인 성인 남성은 30ng/mL 이상이었던 남성에 비해 급성심근경색증의 위험이 2배 높았다.또한, 오스트리아 그라츠 의대(Medical University of Graz) 슈테판 필츠 교수 연구팀이 관상동맥혈관조영술을 받은 환자를 7.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타민D 농도가 10ng/mL 미만이었던 사람은 30 ng/mL 이상이었던 사람에 비해 심부전증에 의한 사망과 심장돌연사의 위험이 각각 2.8배와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D가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립대학교(University of South Australia) 엘리나 히포넨(Elina Hypponen) 교수가 2001년 발표한 연구 '비타민 D 섭취 및 제1형 당뇨병의 위험성(Intake of vitamin D and risk of type 1 diabetes)'를 살펴보면 출생 후 첫해 비타민 D 결핍 증상인 구루병 의심 진단을 받았던 신생아는 1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3배 이상 높다. 반면, 생후 첫 1년간 비타민 D를 규칙적으로 또는 불규칙하게라도 보충한 경우 1형 당뇨병의 위험이 각각 88%와 84% 감소한다. 또한, 연구진은 하루 비타민 D 추천 용량인 2,000IU을 꾸준하게 복용한 소아의 경우 1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78%가량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성인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당뇨병 과거력이 없는 40~74세 남성을 22년간 추적 연구한 핀란드 국립보건원(Finnish Institute for Health and Welfare, THL) 파울 크넥트(Paul Knekt) 박사는 체내 비타민 D 농도가 높은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과 비교해서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72%가량 낮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이외에도 다수의 역학연구가 비타민 D 결핍이 당대사에 영향을 주고 당뇨병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움T세포를 통한 비타민 D의 면역조절작용이 IL-2 및 IFN-γ의 생성을 억제하여 만성염증으로부터 췌장의 베타세포를 보호하는데, 이러한 작용이 1형 당뇨병의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비타민 D 부족과 비타민 D 보충제
체내 비타민 D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는 혈중 25(OH)D를 측정하는 것이다. 식약처의 권고 사항에 따르면 추가적인 건강위험 없이 비타민 D 결핍과 비타민 D 결핍을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25(OH)D 농도인 30~44ng/mL을 유지해야 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자연적으로 적정 농도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보충제를 통해 1일 800~1,000IU의 비타민 D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혈중 25(OH)D 농도 10ng/mL 올리려면 1,000IU의 비타민 D3를 3~4개월간 투여해야 한다. 따라서 건강하고 체중이 정상이면서 25(OH)D농도가 10ng/mL이라면 40ng/mL에 도달하기 위해선 1일 3,000IU의 비타민 D를 3~4개월간 투여해야 한다. 비타민 D 결핍을 치료할 경우에는 고용량 투여가 필요하다. 매주 50,000IU의 비타민 D2를 8주간 투여하거나 500,000IU을 1회 주사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취리히 대학병원(Universitatsspital Zurich) HA 비숍 페라리(Heike Annette Bischoff-Ferrari) 교수의 비타민 D 보충제의 유익성-위해성 평가(Benefit-risk assessment of vitamin D supplementation)에 따르면 보충제 등 경구로 투여하는 비타민 D 용량이 1일 100,000IU 미만이거나 혈중 25(OH)D 농도가 257.6ng/mL 이상 올라가지 않는 혈청 칼슘 농도는 증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적정 농도인 30~44ng/mL의 25(OH)D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1일 1,800~4,000IU의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은 위험이 없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약사 주준경 약사(위례중앙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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